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한 이동환(26·CJ)이 '굴욕'적인 경험(?)을 했다.
이동환은 지난 30일(한국시각) 끝난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4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클럽하우스 앞에 앉아 대선배인 최경주(43·SK텔레콤)를 기다렸다. 다음주 대회인 피닉스오픈이 열리는 애리조나까지 함께 비행기를 타기로 했기 때문. 그런데 대회장 인근에 거주하는 한 교포 여성 갤러리가 이동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배상문 프로."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함께 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상문(27·캘러웨이)으로 착각한 것이다. 사실 생김새도 크게 다르다. 그 갤러리는 이동환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나 이동환은 넝청스럽게 상황을 대처했다. 그는 "저 배상문 프로 아니구요, 이동환 프로 캐니입니다"라고 답했다.
그 여성팬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총총 걸음으로 살아졌다. 이동환은 "내가 그 만큼 알져지지 않은 선수라는 이야기인 것 같다"며 "얼굴을 알리기 위해선 좋은 성적을 올리는 방법 밖에 없다.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며 각오를 다지는 기회로 삼았다.
지난 5년간 일본 투어에서 활약했던 이동환은 국내에서도 얼굴을 많이 알리지 못했다. 프로가 되면서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미국에선 더욱 낯선 선수일 수 밖에 없다. Q스쿨 수석 합격자라는 배려도 없다. PGA 투어는 냉정한 곳이다. 이동환은 "PGA 투어에 와선 수석 합격자라고 해서 더 예우해 주는 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처음엔 그런 경험을 했다. 나를 알아봐달라고 하기전에 성적으로 말하면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프로다운 마음가짐을 보여줬다.
이동환은 PGA 투어 개막 이후 3개 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했고, 3개 대회 모두 컷을 통과했다. 그는 "3개 대회 컷 통과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젠 성적을 좀 더 내기 위한 게임 매니지먼트를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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