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과 신한은행의 경기가 열린 3일 구리실내체육관은 희한한 장면이 2개나 연출됐다.
양 팀은 챌린지컵 브레이크가 시작된 지난달 초 주전의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즌 중 보기 드문 대형 딜이었다. 트레이드 이후 이날 첫 맞대결이기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조은주 곽주영 로빈슨 등 최근까지 구리에서 홈 경기를 치렀던 3명은 신한은행의 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강영숙과 캐서린, 이연화는 반대로 KDB생명의 파란색 유니폼으로 착용했다. 6명 가운데 강영숙을 제외하곤 모두 선발 베스트5로 출전하다보니, 관중들도 헷갈릴 정도였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한 달 전까지 같은 팀이었던 사실을 코트 안에선 싹 잊은 듯 옛 동료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볼 다툼 과정에선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또 하나의 낯선 장면은 KDB생명에서 이옥자 감독 대신 이문규 코치가 경기를 지휘한 것. 최하위로 다시 떨어진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진출뿐 아니라, 내년 시즌 대비를 위한 일종의 '충격 요법'이었다. 이 감독은 "구단에서 시켰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반면 구단 관계자는 "해결책을 상의했고 감독과 코치가 합의 하에 역할을 바꿨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경질의 성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 중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바뀌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은 사실상 성적에 대해 책임을 묻는 조치였다.
그래서인지 경기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2쿼터에선 KDB생명이, 3쿼터에선 신한은행이 주도권을 잡으며 51-49로 KDB생명이 근소한 리드 상황에서 4쿼터에 접어들었다. 하은주가 연속 7득점을 내며 신한은행이 초반 분위기를 잡았지만, 이내 반전됐다. KDB생명은 김진영과 이연화의 벼락같은 3점포로 역전에 성공했고 한채진의 빠른 속공까지 더해져 67-61까지 점수를 순식간에 벌리며 위기를 벗어났다. 결국 역할 교체의 강수를 둔 KDB생명이 73대63으로 승리했다. 이연화는 4쿼터에서 중요한 순간에 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이적생 3명이 아직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을 보이며 충격의 4연패를 당했다.
한편 같은 날 용인실내체육관서 열린 삼성생명과 KB국민은행전에선 38득점을 쏟아붇은 해리스를 앞세운 삼성생명이 67대62로 승리했다.
구리=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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