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승은 투수들에겐 꿈의 숫자다. 10승씩 10년을 해야 거둘 수 있는 성적. 프로에서 100번이나 승리투수가 되는 것은 그만큼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100승 투수가 23명이 나왔다. 2011년까지 90승을 거뒀던 삼성 배영수가 지난해 12승을 거두며 23번째로 100승 투수가 됐다. 지난 2010년 박명환 이후 2년만에 나온 100승 투수.
배영수를 이을 24번째 100승 투수는 올해가 아닌 내년 이후로 미뤄야 할 듯하다. 지난해 100승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9승에 머물며 98승을 거둔 류현진이 최우선 후보였다. 그러나 류현진이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100승은 먼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류현진의 100승 연기에 따라 삼성 장원삼이 다음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어렵다. 빨라야 2014시즌에나 가능하다. 장원삼은 지난해 17승으로 다승왕에 오르면서 통산 75승을 올렸다. 25승만 더 거두면 세자릿수 승리를 달성하게 된다. 올시즌은 당연히 힘들고 2년 연속 12승 이상을 거둬야 가능한 기록이다. 부상없이 현재의 기량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NC 이승호도 롯데에서 2승을 챙겨 75승이 됐다. 그러나 이승호는 중간계투 요원이라 선발만큼 승수쌓기는 쉽지 않다. 75승을 거둔 것도 선발로 나섰을 때 많이 쌓았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KIA 윤석민도 지난해까지 70승을 챙겨 100승에 30승을 남겼다. 15승씩 2년간 거두면 달성할 수 있고 기량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윤석민도 해외진출이 걸려있어 국내에서 100승이 빨리 달성될지는 미지수다. 윤석민은 지난 2011년 소속팀의 동의에 의해 해외진출이 가능한 7시즌을 채운 뒤 KIA 구단에 해외진출을 요청했지만 구단의 거부로 해외진출을 2년 뒤로 미뤘다. 올시즌을 마치면 FA가 되는 윤석민을 해외진출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 국내 잔류 여부는 불투명하다. 롯데 송승준(64승)과 SK 송은범(63승) 김광현(60승) 등이 뒤를 잇는 100승 후보들이다. 두자릿수 승리를 3년 이상 해야 가능한 수치여서 빨라야 2015년에나 달성할 수 있다.
100승을 달성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90년대만해도 10년 안팎이 대부분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엔 10년 이상을 뛰어야 가능해졌다. 2000년대 이후 100승을 거둔 투수 중 10년 이내에 달성한 선수는 정민태(2000년·당시 현대)뿐이었다. 타자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투수들이 승수를 쌓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게 요즘 야구다. 국내 야구 수준이 높아지다보니 좋은 선수는 류현진처럼 해외진출을 하기도 한다.
점점 통산 100승 달성이 제약을 받으니 150승, 200승은 어림도 없어 보인다. 100승을 달성한 투수중 현역 선수는 배영수 한명 뿐이다. 지난해까지 102승이니 150승을 하기위해선 매년 두자릿수 승리를 해도 4년 이상 걸릴 수 있다. 현재 상황으론 송진우가 세웠던 210승이 깨질 가능성은 10년 이내엔 보기 쉽지 않을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주요 현역 투수 통산 승리
선수(팀)=승리=비고
장원삼(삼성)=75승=올시즌 뒤 국내FA
이승호(NC)=75승=중간계투
장원준(롯데)=75승=경찰청 복무중
윤석민(KIA)=70승=올시즌 뒤 FA
송승준(롯데)=64승=
김광현(SK)=60승=
송은범(SK)=63승=
채병용(SK)=58승=
윤성환(삼성)=57승=
김진우(KIA)=57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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