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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1선발, 나이트가 아니라 밴헤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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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나이트(왼쪽)와 밴헤켄이 12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프라이즈 빌리파커필드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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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의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이끌었던 브랜든 나이트(38)와 앤디 밴헤켄(34)은 올해 몇승이나 합작할 수 있을까. 물론,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2월 중순에 시즌 성적을 예상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사실 시즌 개막을 한 달 이상 남겨두고 있는 이 시기에 투수코치를 포함해 야구 전문가 누구도 쉽게 외국인 투수의 올해 성적을 입에 올릴 수 없다. 이미 나와 있는 데이터가 전력 평가에 동원이 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전 성적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길고 긴 시즌,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에 코칭스태프는 지난해와 비교해 페이스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는 지, 얼마나 준비를 하고 스프링캠프에 들어왔는 지를 살펴보고 기대치를 살짝 얹어 조심스럽게 시즌을 내다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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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나이트와 밴헤켄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기간에 히어로즈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에게 굳건한 믿음을 심어줬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25일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한 나이트와 밴헤켄 모두 최상의 컨디션으로 1차 훈련을 마치고, 20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는 2차 전지훈련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3월 30일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는 두 선수의 페이스 조절이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한다. 나이트가 서서히, 차분하고 착실하게 움직이고 있는 반면, 밴헤켄은 지난해보다 상당히 빠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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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등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밴헤켄의 구위를 주목하고 있다. 밴헤켄은 최근 라이브 피칭 때 직구 구속이 시속 140km까지 나왔다고 한다. 사실 지금 시기에 구속을 이야기하는 게 무의미할 수도 있는데, 분명한 것은 그가 확실하게 준비를 하고 스프링캠프에 들어와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무리없이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타석에서 밴헤켄의 공을 체감한 타자들은 "지난해 정규시즌 때보다 공이 더 좋은 것 같다.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밴헤켄이
미국 애리조나 넥센 히어로즈 스프링캠프에서 워밍업을 하고 있는 나이트(왼쪽)와 밴헤켄.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나이트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내놨다.

히어로즈 관계자에 따르면, 밴헤켄은 지난해 2월 중순 최그 구속이 120km대에 머물렀다. 시범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130km대에 그쳐 코칭스태프의 우려를 샀다. 히어로즈의 전지훈련 캠프를 찾았던 한 방송해설자는 "저 정도 스피드로는 국내에서 통하지 않는다. 대체 외국인 투수를 알아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김시진 당시 히어로즈 감독도 반신반의했다. 주위의 이런 걱정에 밴헤켄은 "구속이 조금 늦게 올라간다.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했고, 실제로 시즌이 시작된 후 따라다니던 물음표를 말끔히 떼냈다. 28경기에 등판한 밴헤켄은 11승8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하며 나이트와 함께 주축 투수 역할을 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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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관계자는 "올해는 나이트보다 밴헤켄이 더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있다. 지난해에는 나이트가 1선발이었는데, 올해는 밴헤켄이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주로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에서 뛴 밴헤켄이다. 히어로즈 관계자에 따르면, 겨울에도 독립리그에서 공을 던져야 했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졌기에 스프링캠프에서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게 상당히 오랜만이라고 한다. 지난해 히어로즈에서의 성공이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준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밴헤켄(가운데)이 설날인 10일(한국시간) 락커에서 동료들과 윷놀이를 하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지난해 아쉽게 6위로 시즌을 마감한 히어로즈의 올시즌 목표는 당연히 포스트 시즌 진출이다. 2008년 팀 출범 후 첫 4강의 관건은 1,2선발로 나서게 될 두 외국인 투수가 얼마나 활약을 해주느냐다.

지난해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8개 구단 최약체 용병으로 꼽혔던 나이트와 밴헤켄은 보란듯이 27승을 합작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최고 성적이었다. 16승(4패)에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한 나이트는 다승 2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두 외국인 투수가 안정적인 활약을 해주면서 히어로즈는 만년 하위팀에서 무서운 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나이트, 밴헤켄이 지난해 정도의 활약을 해주고 김병현 강윤구 장효훈 등 국내 선발진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준다면, 첫 4강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나이트의 올해 활약에 대해 50대50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거둔 성공이 올해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일부 전문가는 지난해 208⅔이닝을 던진 후유증이 올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이트나 밴헤켄이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2011년 15패(7승),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한 나이트가 2012시즌에 30경기에 등판해 무려 27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을 던져 3자책점 이하 기록)를 기록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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