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류중일 감독에게 정말 가슴 아프면서도 힘든 순간이 다가온다. 24일까지 NC와 4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대표팀의 베스트 멤버를 고르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팬들의 시선을 잡는 곳은 중심타선. 국내 최고의 선수 중 한명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하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1루수로 이승엽과 이대호 김태균 등 3명을 뽑았다. 셋이 한꺼번에 대표팀에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셋은 1루수와 지명타자 외엔 다른 포지션으로 갈 수가 없다. 결국 두명은 1루수와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1명은 벤치에서 대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류 감독은 "연습경기를 통해서 결정을 하겠다"라고 했다. 그리고 NC와의 네번의 경기에서 지명타자를 두명을 세우는 특별 룰로 세명을 모두 출전시켰다. 그러나 27,28일에 열리는 공식 연습경기부터는 3명의 타자를 한꺼번에 내세울 수 없다. 2명을 선택해야한다.
류 감독은 25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지휘하면서 이들의 기용 계획을 살짝 밝혔다. 일단 셋 중 2명만 골라야 한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연습경기서 3명이 모두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었다"며 "셋 중에 1명이 안좋으면 2명을 선발로 쓰면 되는데, 3명 다 잘하니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명타자를 2명을 쓰게 룰을 바꾸면 안될까"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모두가 좋기 때문에 '플래툰 시스템'을 쓰기로 했다. 류 감독은 "현재까지는 선발예고제가 시행되니 왼손 선발이 나올 경우엔 이승엽을 빼고 오른손 선발일 땐 이승엽을 선발로 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승엽이 1루수로 나설 때 이대호와 김태균 중 누가 지명타자를 할지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연습경기를 지켜봤을 때 이대호 4번 고정에 이승엽, 김태균을 선발에 따라 3번에 놓는 시스템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4번의 연습경기서 이대호는 항상 4번에 고정됐었고 이승엽과 김태균이 3번과 5번에서 번갈아 쳤다. 게다가 이대호는 4경기서 타율이 1할8푼7리(16타수3안타)에 불과하지만 중심에 맞히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였고 24일 경기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장타력까지 올라오고 있음을 알렸다.
이승엽과 김태균 중 한명이 벤치에 있는 것은 정말 아깝고도 아쉬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벤치에서 대기하는 선수는 중요한 순간 팀의 운명을 결정짓는 대타로 나서게 된다. 류 감독은 김현수를 5번에 넣을 예정이어서 대표팀의 중심타선은 이승엽(김태균)-이대호-김현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류 감독은 테이블세터로는 정근우-이용규로 사실상 정했다. 선발에 따라 순서를 바꿀지만 남았다. 포수는 강민호가 먼저 나선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2루 송구 등 복합적으로 생각했을 때 강민호가 선발로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게 류 감독의 설명. 외야는 좌익수 김현수에 중견수 이용규는 확정적이고 우익수만 남았다. 손아섭과 이진영 중 누가 선발로 나설지와 왼손 선발일 때 전준우를 낼지 등은 연습경기를 통해 확정짓는다. 타이중(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가 수비훈련을 하기 위해 1루에 모여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