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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에 대한 분석이 여러 측면에서 나온다. 한국의 전력 자체가 이전 대회에 비해 약해졌고, 타선의 페이스가 예상외로 빨리 올라오지 않았으며, 노경은의 국제대회 경험부족이 패배를 불렀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이는 변명일 뿐이다. 한국은 자만했고, 네덜란드를 경시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한국을 강팀으로 인정하면서 전력을 디테일하게 분석해 대비책을 연구했다. 결국 이러한 네덜란드의 철저한 준비 자세가 한국의 방심을 무너트린 결과다. 두 가지 상반된 장면에서 디테일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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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의 테이블 세터진은 1번 정근우-2번 이용규로 구성됐다. 그런데 리드오프 정근우는 공수에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보였다. 특히 1회 첫 타석에서 잘맞은 타구가 3루수 직선타로 잡히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타자들은 종종 첫 타석의 잘 맞은 타구가 수비 정면으로 향하거나 호수비로 잡힐 경우 급격히 감이 떨어지곤 한다. 정근우가 이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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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만 해도 네덜란드가 한국 타자들의 특성에 대해 얼마나 세심히 연구했는지 잘 드러난다. 그런데 네덜란드 벤치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외야수를 앞쪽으로 끌어당기는 동시에 좌측으로도 이동시켰다. 마치 타구를 당겨치기 쉬운 오른손 타자를 대비한 시프트같은 형태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왼손타자인 이용규에게 이 시프트를 적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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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용규에 대한 날카로운 견제도 네덜란드 벤치의 디테일한 전력분석의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용규는 4회와 6회 두 차례 볼넷을 얻어내 1루에 나갔다. 특유의 선구안으로 투수를 괴롭힌 끝에 얻은 작은 승리다. 그러나 이후 이용규는 또 다른 장점인 도루를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상대 투수들은 집요하게 이용규를 견제했다. 3회 최 정을 견제구로 잡아낸 네덜란드 선발 디에고마 마크웰은 4회 1사후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무려 5차례나 견제구를 던졌다. 날카로운 견제구에 이용규가 고개를 흔들 정도였다. '이용규를 뛰게 하면 힘들어진다'는 분석에서 나온 장면이었다.
이런 반면 한국은 네덜란드에 대한 전력분석에서 치밀하지 못했다. 물론 많은 자료와 관찰 결과를 기반으로 전력 분석을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작은 디테일까지 챙기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모습이 나타난 장면이 있다. 승패를 가루는 분수령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장면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영봉패의 참담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0-1로 뒤지던 한국의 4회말 수비 때였다. 한국 선발은 비록 1점을 내줬지만, 1안타만 내주며 나름 에이스의 역할을 잘 해주던 윤석민. 윤석민은 3회까지 투구수 39개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4회말에 갑자기 윤석민이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
2사후 5번 앤드류 존스에게 초구에 중전안타를 내준 뒤였다. 2사 후의 단타. 그리고 후속타자 보하르츠는 타격이 강하지 않았음에도 윤석민이 갑자기 흔들렸다. 1루 주자 존스가 스킵 동작을 하자 도루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 문제였다. 이전까지 단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던 윤석민은 보하르츠에게 어이없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여기서 아쉬운 점이 지적된다. 사실 존스는 애초부터 도루 가능성이 거의 없다시피 한 타자였다. 데뷔 초창기에는 한 시즌 30도루까지도 기록했던 존스는 200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적이 없다. 특히 LA다저스 시절인 2008년 오른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 도루를 거의 시도하지 않게 됐다.
이러한 존스가 1-0으로 앞선 4회말 2사후 도루를 시도할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런 존스의 도루를 의식했다. 한국 벤치가 조금 더 디테일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면 윤석민에게 이런 점을 주지시켜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민의 제구가 흔들릴 때 한국 벤치는 이렇다 할 콘트롤을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디테일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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