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때는 몰랐는데, 감독 돼보니 알겠더군요."
농구 코트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3점슛은 늘 관중을 들끓게 한다. 선수들도 동료가 터트리는 3점슛에 힘을 부쩍얻곤 한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감독은 어떨까. 3점슛의 성공률은 아무리 뛰어난 슈터라도 40%가 채 안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30%선만 유지해도 1급 슈터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다. 팀의 전술적 측면에서 보면 매우 리스크가 큰 공격 옵션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슈터에게 슛을 자제하라는 말은 할 수 없다. 실패하면 득점 기회를 놓치지만, 성공하면 점수차를 벌려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감독들은 슈터가 3점슛을 던질 때 가슴을 졸이곤 한다. 현역시절 뛰어난 3점 슈터였던 SK 문경은 감독은 비로소 이제야 그 미묘한 심리변화를 알게 됐다고 한다. '역지사지'의 진리를 몸소 체험한 것이다.
문 감독은 정규시즌 자력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은 7일 울산 모비스전을 앞두고 "감독을 하고 보니까 예전 감독님들이 어떤 마음이셨을 지 비로소 알겠더라"는 말을 했다. 이날 승리하면 팀 창단 후 정규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문 감독은 "이번 시즌 우리팀 3점슛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많이 터져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 감독은 "내가 현역 때 3점슛을 많이 던져봤지만, 감독의 입장에서 보면 (3점슛이) 참 조마조마하다"는 말을 했다.
당연한 이치다. 성공 확률이 적은 3점슛 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은 골밑 슛이나 림과 가까운 거리에서의 야투가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문 감독은 "속공 찬스에서 치고 가다가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슈터에게 패스해 시도하는 3점슛은 이해되지만, 수비수들이 위치를 확실히 잡고 있는 상황에서 패스를 돌려 시도하는 3점슛은 늘 조마조마하다"면서 "그런 장면들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고 침이 마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문 감독 역시 현역 시절에는 수비수가 없는 오픈 찬스 뿐만 아니라 수비수를 달고서도 거침없이 3점슛을 시도하던 명슈터였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문 감독의 이런 고백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신도 많이 했으니 후배 선수들의 3점슛 시도를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차이에 대해 문 감독은 '관점의 차이'를 들었다. 문 감독은 "선수 때는 전혀 몰랐지만, 이제 감독이 되어 그런 장면들을 보니 예전에 내가 모셨던 감독님들도 지금의 나처럼 조마조마하게 내 슛을 봤을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첫 정규시즌 우승을 코 앞에 둔 문 감독이 점차 노련한 감독이 되어가는 듯 하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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