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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연맹(KBL)은 최근 위기에 빠진 프로농구를 구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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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승부조작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은퇴 선수들에 대한 생활 보장책 마련을 위해 기금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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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사측' KBL이 선수협 창립을 먼저 제안한 것은 파격적인 행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곱게 보는 시선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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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KBL이 보여왔던 행태를 보면 언제부터 농구 종사자의 사기 진작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 왔는지 의구심부터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최초로 감독 400승 기록을, KT의 송영진은 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들 기록은 모두 KBL 역사에 남는 것이어서 KBL 차원의 시상대상이다.
하지만 유 감독은 작년 12월 18일 400승 기록을 달성해놓고 2주일이 지난 올해 1월 1일 KBL 시상식을 가졌다. 송영진은 12월 22일 기록을 달성한 뒤 20일이 지난 1월 12일이 돼서야 수상을 했다.
농구팬과 해당 구단들은 기록달성의 여운이 이미 다 식은 채 한참 늦은 무관심 시상식을 지켜보느라 김이 빠졌다. 프로농구판 전체에서 KBL의 늑장대응에 대한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KTX로 인해 반나절이면 서울-부산을 오갈 수 있는 세상이다. 현장에 대한 작은 성의가 너무 부족한 나머지 사기를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KBL 고유의 선수복지 업무도 성의없기는 마찬가지다. KBL은 매년 테크니컬파울 등 규정 위반 행위가 있을 때마다 제재금을 거둬들여 따로 적립한다.
이 돈은 선수복지위원회를 통해 선수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쓰인다는 것이 KBL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돈이 얼마나 모였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팀과 선수는 없다.
그저 농구인들은 "10여년간 벌금으로 적립된 기금이 십수억원에 이른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 말한다. KBL이 복지기금 적립현황과 사용처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수복지를 위해 가시적인 사업이 집행됐다거나 혜택을 봤다는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아 제재금은 그저 모아두는 돈으로만 알고 있다. 투명하지 않으면 불신만 커질 뿐이다.
이 뿐인가. KBL은 선수들이 훈련이나 경기중 부상했을 경우 의료비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도 널리 알리지 않아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보통 구단들은 팀의 중요 재산인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해 상해보험에 가입하거나 부상시 치료비를 지원한다. 선수의 부상치료를 위해 들어간 비용을 KBL에 청구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있는지 아는 팀은 극소수다. 올시즌 들어서 처음으로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는 팀도 있고, 아직 모르고 있는 팀도 있다. 그동안 아는 팀만 혜택을 누려온 것이다. 구단들 사정이 이런데 경기에만 집중해야 하는 선수들은 오죽하겠는가.
구단도 모기업의 인사정책에 따라 실무자가 바뀌는 만큼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이 제도에 대한 정보가 누락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KBL이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힘써야 했다.
선수복지를 위해 진정으로 신경을 썼다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성의를 보이면 될 일을 KBL은 너무 방치한 것이다.
KBL은 승부조작 위기가 닥치니까 선수협 창설같은 거창한 청사진을 부랴부랴 내놓기에 앞서 '작은 실천'부터 충실해야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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