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붙박이 4번은 없다."
지난 시즌 '신개념 4번타자' 정성훈을 배출하며 시즌 중반까지 쏠쏠한 재미를 봤던 LG.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정성훈 같이 한 선수가 'LG 4번타자'라는 명함을 파기는 힘들 듯 하다. 김기태 감독의 시즌 구상에 고정된 4번타자는 없기 때문이다.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정규시즌 4번타자 구상에 대해 "클린업트리오는 윤곽이 잡혔지만 4번타자를 어느 한 선수로 고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번 자리에 대한 김 감독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LG는 주장 이병규(9번)를 비롯해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3할을 치고 남을 능력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아쉽게 모두 중장거리 스타일이다. 중심에서 큰 타구를 날려줄 적임자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정성훈이 지난 시즌 초반인 4, 5월 무섭게 홈런포를 생산해냈지만 중반부터 페이스가 뚝 떨어지고 말았다.
일단 올시즌에도 선수 구성은 그대로다. 때문에 또다른 대비책을 세워야 했다. 김 감독은 "올시즌은 4번 자리는 고정 없이 상대 투수 등을 고려해 약간의 타순 조정을 하며 시즌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우타자 정성훈이 4번에 들어가고 반대의 경우에는 좌타자들이 4번 자리에 들어가는 식이다. 상황에 맞게 탄력적인 라인업을 꾸려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뜻이다.
딱 하나 아쉬운건 클린업트리오 후보들 중 좌타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그래서 김 감독은 힘이 좋은 우타자 정의윤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정의윤을 4번으로 출전시킨 후 취재진 앞에 불러세우며 "자신감있게 쳐라. 그냥 휘두르기만 하면 안된다. 공을 찢는다는 생각으로 받혀놓고 때려야 한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나와야 공은 120m를 날아간다"고 충고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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