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진이 강해야 4강 간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현역 시절 전형적인 수비형 선수였다. 지도자가 돼서도 수비, 작전, 주루 코치를 거쳤다. '수비에는 기복이 없다'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염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수비는 역시 투수진이다. 감독 취임 후 첫 홈경기인 14일 목동 한화전에 앞서 염 감독은 "투수진부터 수비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에 따라 선발 혹은 마무리에 무게 중심을 둔다. 그런데 내가 가장 눈여겨보는 곳은 셋업맨이 나서는 허리진"이라고 덧붙였다.
넥센은 지난해 타율은 최하위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전체 5위였다. 하지만 실점은 한화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나이트와 밴헤켄 등이 나서는 선발진, 손승락이 버티는 마무리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불펜진에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공을 들인 곳도 바로 불펜이다. 한현희, 김상수, 이보근, 박성훈, 조상우 등이 그 주축 선수들이다. 특히 지난해 가끔씩 선발로 기용됐던 2년차 신예 한현희를 불펜으로 고정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마치 매뉴얼처럼 타선을 거의 고정시키고 책임을 부여하듯 투수진도 철저히 보직화시킨다는 얘기다.
염 감독은 "타격과 선발진은 4강에 든다고 자신한다"며 "결국 허리진이 선발의 호투를 지켜주며 마무리까지 편안하게 이어주어야만 4강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선발이 무너지면 다음 경기에 큰 지장이 없지만 불펜은 향후 3~4경기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염 감독의 바람은 약간 엇나갔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 강윤구는 4이닝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어 나온 김상수는 2이닝동안 5개의 4사구를 허용하며 1실점했고, 신예 조상우 역시 한화 김태균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말 개막하는 정규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시범경기이기에 큰 의미는 없다. 과연 염 감독의 매뉴얼 야구가 불펜진에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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