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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승패의 의미가 적은 시범경기라고는 해도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편이 좋다. 승리는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면서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쉽게 흥분하지 않는 선동열 감독 역시 "아무래도 이기는 쪽이 팀으로서는 한결 낫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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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김주찬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열쇠'의 봉인이 풀리지 않은 상태다. 사실 김주찬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열쇠가 바로 이용규다. 국내 최고의 리드 오프인 이용규가 100%의 컨디션으로 김주찬과 함께 경기에 투입될 때 비로소 진정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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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용규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번 이용규-2번 김주찬'이 뿜어내는 기세가 만만치 않다. 상대팀의 입장에서는 참 곤혹스러운 조합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야 수비진은 일단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언제 누가 어느 시점에 치고 달리며 내야를 흔들 지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역대 최강의 테이블세터진이 주는 위압감이다.
타순의 앞선에서 이렇듯 풍성한 득점기회의 잔칫상을 차린다면 중심타선의 입장에서는 고마울 뿐이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안치홍 나지완 등 파괴력이 있는 선수에게 한 방만 걸리면 그대로 대량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김주찬의 가세는 '이용규-김주찬'이라는 역대 최강의 테이블세터진을 완성하는 동시에 상대 내야진에 대한 압박과 팀내 중심타선의 자신감 및 집중력 상승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범경기 4연승의 배경 중에는 분명 이러한 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확연하게 팀 타선의 구조를 바꿔놓은 효과도 있다. 바로 김주찬으로 인해 KIA가 사실상 '3인 테이블세터진'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공식적인 테이블세터진 즉, '이용규-김주찬' 이외에 숨겨진 또 한 명의 테이블세터가 있다. 바로 올해 거의 붙박이로 9번 타순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김선빈이다.
김선빈은 지난해까지는 2번 타순에 거의 붙박이로 출전하며 이용규와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했다. '이용규-김선빈'의 조합도 리그를 대표할 만큼 상당히 뛰어난 테이블세터진이었다. 지난해 이들은 263안타(이용규 139-김선빈 124), 74도루(이용규 44-김선빈 30), 149득점(이용규 86-김선빈 63)을 합작해냈다. 명실상부 리그 톱클래스 수준이다.
하지만 김주찬이 가세하면서 '이용규-김선빈' 듀오는 해체와 재조합으로 다시 구성됐다. 이용규와 김주찬이 1-2번 타순을 맡으면서 김선빈이 9번 타순으로 내려간 것이다. 일단 기존의 테이블세터진이 찢어졌다는 면에서는 '해체'지만, 타순의 맨 앞과 뒤에서 연결성을 지닌다는 점에서는 재조합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김선빈도 한 명의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른바 '숨은 테이블세터'다.
예컨대, 경기 중후반 KIA 공격이 9번 타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김선빈-이용규-김주찬이 차례로 타석에 나오게 되는데 이때 김선빈이 또 하나의 테이블세터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9번 타자가 상위 타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되는데, 김선빈의 경우는 단순한 연결고리가 아니라 조금 더 적극적인 공격 옵션으로 활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경우 김주찬은 테이블세터 역할과 동시에 3번 타자처럼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김주찬의 영입으로 인해 KIA는 다양한 공격 옵션의 활용과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범경기는 예고편일 뿐이다. 정규시즌에서는 이 효과가 더 극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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