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출발은 좋다. SK가 영입한 두명의 왼손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가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레이예스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서 선발등판해 최고 151㎞의 빠른 공을 앞세워 5이닝 동안 3안타 2실점(비자책)했고, 세든은 16일 인천 한화전서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2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왼손 투수로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는 지난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가 조금만 도와줬다면 우승을 노릴 수도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퀼리노 로페즈는 초반 부상으로 하차했고, 마리오 산티아고도 무릎 부상으로 3개월 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마운드를 지켜줘야할 외국인 투수들이 제 역할을 못하며 국내 투수들의 고군분투 속에 SK는 2위에 만족해야했다. 올시즌에 영입한 세든과 레이예스의 성공적인 출발은 SK에게 큰 힘이 될 듯하다. SK는 올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 정우람의 군입대와 이호준의 NC 이적 등으로 전력이 약화됐다. FA영입도 없었고, 트레이드도 없었다. 유일한 전력 강화 방법이 외국인 투수였다. 외국인 투수들이 지난해 타 팀의 외국인 투수만큼의 성적만 올려도 SK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일단 선발진이 안정된다. 이만수 감독은 일찌감치 세든과 레이예스를 윤희상과 함께 선발진에 넣었다. 당초 세든에 이어 데려온 덕 슬래튼의 경우 불펜 투수로 쓸 생각을 했으나 갑작스런 은퇴로 선발 요원인 레이예스를 영입한 것. 둘이 좋은 피칭을 하고 있어 3명의 선발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박희수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 마무리가 필요하게 됨에 따라 이 감독은 송은범 채병용 등 선발 요원도 마무리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수 두명이 그만큼 안정적이기 때문에 고려할 수 있는 것. 박희수가 돌아올 때 다시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선발에 큰 구멍이 나지는 않을 듯하다.
김광현 등 부상 선수들이 몸만들기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광현의 경우 지난해에도 어깨 통증 때문에 겨우내 재활을 한 뒤 복귀했다. 5월에 돌아왔으나 통증 때문에 풀시즌을 소화할 수 없었고, 시즌이 끝난 뒤 다시 어깨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등판과 재활을 계속할 수는 없다. 특히 이번엔 수술 권유에도 김광현 본인이 재활치료를 선택했다. 다시 통증이 온다면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즉 김광현의 복귀는 절대 서두르면 안된다. SK의 마운드가 안정돼야만 하는 이유다.
남은 시범경기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선발 3자리가 확정됐다. 남은 두자리는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된다. 만약 외국인 투수들이 예상외로 좋지 않았다면 여건욱 문승원 신승현 등이 이들의 자리를 대신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경쟁없이 무혈입성을 하게 되는 것. 그러나 이들의 좋은 피칭은 경쟁률을 높이게 됐다. 게다가 언제든지 송은범과 채병용 등이 선발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감독의 눈에 들어야 당장 남아있는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고 살아남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세든과 레이예스가 호투를 할수록 SK엔 좋은 일만 계속될 수 있다. 둘이 SK의 복덩이인지는 정규시즌에서 알게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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