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를 주는건 괜찮다. 하지만 투구수가 많은건 큰 문제다."
롯데와 LG의 시범경기가 열린 19일 부산 사직구장. 이날 경기 LG의 선발투수는 고졸 3년차 우완 임찬규였다. 임찬규는 주키치-리즈 두 명의 외국인 선발투수들에 이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투수. 특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펼쳐진 실전경기에서 물오른 구위를 선보이며 김기태 감독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에 돌아와 치른 시범경기였다. 지난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신생팀 NC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동안 안타 7개 볼넷 2개를 내주며 4실점했다. 이날 경기에서 스프링캠프의 상승세를 이어갔다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일찌감치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 부진에 경쟁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시범경기 종료 때까지 치열한 서바이벌 전쟁을 치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래서 롯데전이 중요했다. 특히 경기 전 김 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부분이 있었다. 김 감독은 임찬규의 NC전 투구를 돌이키며 "점수를 주는 것은 상관없다. 그런데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선발로서 한 시즌을 치르려면 투구수 관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임찬규는 당시 3이닝을 소화하며 76개의 공을 던졌다. 김 감독은 "선발이라면 최소 5회 기준 80개 정도로 막아줘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경기 준비에 나서는 임찬규를 불러세웠다. 김 감독은 "또 3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질 것이냐"라고 농을 던졌다. 넉살 좋은 임찬규는 "8회를 80개로 막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그런 임찬규에게 "너무 무리하지는 말라"라며 "잘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찬규는 이날 경기에서 이런 김 감독의 주문을 완벽히 소화했다. 5⅓이닝 동안 73개의 공으로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내용도 깔끔했다. 안타는 단 3개 만을 허용했고, 볼넷도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만큼 안정된 제구를 자랑했다는 뜻. 지난 시즌 가장 큰 문제였던 구속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4㎞를 찍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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