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배우 이지훈. 지난 1월 종영한 KBS2 드라마 '학교 2013'이 데뷔작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아무도 못 알아보는 '생짜 신인'이었지만, 이젠 제법 많은 팬을 지닌 연기자가 됐다. 실제로 만난 이지훈은 붙임성 좋고 서글서글한 성격이었다.
'학교 2013'에 캐스팅될 당시 자기소개서에 첫사랑 얘기를 써 제작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했다. '찐한' 첫사랑이었다.
"2년을 좋아했던 여자가 있었어요. 나중에 결국 고백을 받아줬죠. 진짜 다 바쳤어요. 입시를 준비하면서 한 달에 140만원을 걔한테 다 썼으니까요. 전 정말 그 사람밖에 없었어요. 다 줬죠. 그런데 그 사람이 공대를 가더니 다른 사람을 만났어요. 그렇게 상처를 받고 난 뒤부턴 사람을 만날 때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는 "시간이 지나다 보니 마인드가 바뀌어요.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오는 거죠. 나중에 저랑 같이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사람한테 죽을 때까지 잘해야죠. 그 사람은 아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될 거예요"라며 웃어 보였다.
모든 것을 바쳐 열정적인 사랑을 한 만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는 "모든 일에 파이팅 넘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학창 시절엔 굉장히 밝았고, 공부는 못했지만 성실했어요. 사교성도 좋았고요. 친구들 고민도 들어주고 선생님한테 애교도 많았죠. 그런데 슬픈 일이 생기면 생각에 많이 잠기기는 했어요. 고3 때까지 지하철에서 노숙하시는 분들을 보면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 울 정도였어요."
이지훈을 보면 1m84의 큰 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의외의 얘길 해줬다. "배우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고2 때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키가 작아서 주변에 말할 수가 없었다"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당시 그의 키가 1m67이었다. "고2 겨울방학부터 고3 여름방학까지 많이 컸어요. 1m79까지요.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갈 정도였거든요. 키가 크기 전에는 여자애들이 절 거들떠 보지도 않았거든요. 근데 1m81이 된 다음에 고3 빼빼로데이 때 처음으로 빼빼로를 받았어요. 아침에 책상에 쌓여있는 걸 보고 감동해서 울었어요.(웃음)"
학교를 주제로 한 드라마인데다가 학생 역할로 출연했다. 아무래도 10대 팬들이 많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어머니 팬들이 많다"고 했다.
"카페에 앉아 있으면 어머니들이 오셔서 '아이고, 너무 잘 봤다'고 그러세요. 그런데 마무리는 항상 엉덩이를 만지시더라고요.(웃음) 사실 팬들이 생겨서 저희 아버지가 제일 신나셨어요. 팬들이 저희 집에 찾아간 적이 있는데 아버지가 집에서 재우려고 하셨어요. 여동생도 어느 날부터 '오빠야'하면서 문자가 오고요. 드라마를 한 다음에 가족들이 더 화목해진 것 같아서 좋아요."
배우가 되기 위해 카페와 옷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기학원비를 충당했던 이지훈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카페 아르바이트,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연기수업, 6시부터 11시까지 옷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쳇바퀴돌 듯 반복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팬들이 저를 보고 좋아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한 번 사랑한다고 했으니 죽을 때까지 사랑해주세요!"라며 패기 넘치는 신인다운 인사를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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