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노경은의 구위는 괜찮았다. 아니 위력적이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다양한 구종과 함께 지난해 성공했던 자신감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았지만, 4구 3개를 포함해 5실점했다.
94개의 공을 던졌고, 패스트볼 최고시속은 150㎞가 나왔다. 130㎞ 중반대의 슬라이더는 날카로웠고, 115~120㎞대의 커브는 타자 얼굴 위에서 뚝 떨어지는 큰 낙차를 형성했다.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결과에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구위가 강력했음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3회까지는 완벽한 투구였다. 강력한 패스트볼로 상대타자를 압도했다. 결정구는 커브를 사용했다. 3회까지 삼진 4개를 잡은 이유다.
4회의 실점상황은 넥센의 행운이 좀 따랐다. 첫 타점을 올린 유한준의 타구는 약간 먹혔지만, 코스가 좋았다. 당연히 심리적으로 노경은은 맥이 풀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고 넥센 타선은 사기가 올랐다.
이후의 위기 상황에서도 노경은은 강력한 구위로 삼진을 잡아내며 넥센 타자들의 흐름을 끊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넥센은 적극적인 기동야구를 구사했다.
6회가 대표적이었다. 9번 지석훈이 볼넷으로 나간 뒤 장기영의 절묘하게 갖다 맞힌 타구가 우익수 앞에 뚝 떨어졌다. 짧은 단타였지만, 지석훈은 과감하게 3루에 파고들었다. 다시 장기영이 도루에 성공. 결국 부담을 느낀 노경은은 서건창에게 또 다시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또 다시 서건창의 도루. 활발한 주자들의 움직임에 마운드의 노경은은 심리적인 부담을 가중시켰다. 결국 대타로 나온 이택근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무너뜨렸다.
시범경기였지만, 결국 넥센의 집중력 강한 타격 컨디션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노경은을 궁지에 몰아 넣었다고 할 수 있다.
노경은의 구위 자체만 놓고 본다면 지난해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있다. 특별한 구위나 구종의 변화가 아니라 성공적인 지난해(12승6패7홀드, 평균 자책점 2.53)를 치르면서 얻은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거기에 대한 시너지 효과로 마운드 위에서 존재감이 뚜렷한 부분도 있었다. 볼 카운트가 몰리지 않았고, 상대 타자들과의 볼배합 싸움에서 의표를 찌르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은 시범경기다. 노경은의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시범 경기에서 이 정도 구위라면 실전에서는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날만 놓고 본다면 넥센 타선의 집중력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더 인상적이었다. 목동=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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