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직전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 답답한 흐름 속에 빛난 이는 이근호(28·상주)와 이청용(25·볼턴)이었다.
'이병' 이근호는 다시금 진가를 입증했다. 이근호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후반 15분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탁월한 위치선정이 돋보였다. 카타르 수비진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바깥 모서리에서 크로스를 올린 박원재(전북)에게 시선이 몰린 사이, 무주공산인 문전 정면으로 파고들어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60분 내내 답답한 흐름에 그쳤던 최강희호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골이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최전방에 김신욱(울산)을 타깃맨으로 세우고 이근호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세우는 4-4-2 포메이션을 채택했다. 일종의 히든카드였다. 이근호는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소화하면서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중앙 뿐만 아니라 측면 공격을 이끌면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전반 11분에는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단독장면을 만들어 냈고, 전반 36분에는 이청용에게 득점과 다름없는 장면으로 연결되는 크로스로 공간을 열었다. 후반 35분 손흥민(함부르크)에게 바통을 넘겨줄 때까지 중앙과 측면을 분주히 오가면서 살림꾼 역할을 했다.
이청용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1년 6월 7일, 전주에서 열린 가나와의 친선경기(2대1 승)를 끝으로 국내 A매치에서 사라졌던 이청용은 카타르전을 통해 1년 9개월여 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섰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답답했던 전반전 내내 뛰어난 활약으로 박수를 받았다. 주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에서는 여유가 넘쳤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자유자재로 공을 가지고 놀면서 수비가 없는 동료들에게 볼을 배급했다. 이근호와 측면 자리를 맞바꾸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도 일품이었다. 후반 5분에는 직접 중거리 슈팅으로 카타르의 간담을 서늘케 하면서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이청용의 발이 바빠지자 카타르 수비수들은 극단적으로 그를 수비했다. 몸으로 밀고 강한 태클로 그를 저지했다. 그러나 이청용은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좌우 측면으로 열어주는 롱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직접 돌파를 시도해 슈팅을 시도하는 등 홀로 1인 2역 이상을 해냈다. 공격포인트는 작성하지 못했지만, A매치 3연패로 쌓인 팬들의 갈증을 해갈시켜준 오아시스였다.
박상경,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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