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진입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당당히 2선발을 꿰찼다. 류현진이 LA다저스 2선발로 시즌을 시작한다.
'LA 몬스터'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 일정이 확정됐다. 다음달 3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개막 두번째 경기에 선발등판한다.
돈 매팅리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개막 3연전 선발투수를 공개했다. 일찌감치 확정한 개막전 선발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류현진, 조시 베켓이 등판하는 순서다. 다저스 공식 트위터에도 이와 같은 사실이 공표됐다.
당초 베켓의 경우 3선발에 맞춰 시즌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제 갓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의 2선발 기용은 파격적이다. 6년간 3600만달러(약 398억원)의 거액을 받았지만,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러닝훈련 낙오, 등판 사이 불펜피칭 생략 등으로 인해 현지 언론에게 끝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온 것을 감안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당시 현지 언론의 농담 섞인 논조로 인해 때아닌 '담배 논란'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캠프 내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시범경기가 계속될수록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범한 구속으로 우려를 사던 직구는 어느새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마음껏 공을 넣을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구위도 충분히 올라왔다. 전매특허인 서클체인지업은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국내와 다른 공인구 때문에 구사에 애를 먹던 커브 역시 날카로워졌다.
매팅리 감독 역시 류현진의 이런 적응력을 높게 평가했다. 현지 언론 역시 류현진에 대한 차가운 의심이 뜨거운 관심으로 변했다.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것이다.
주변 여건 또한 류현진의 2선발 등극을 도왔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6년간 총 1억4700만달러(약 1627억원)의 대형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잭 그레인키가 팔꿈치 통증으로 캠프 소화에 차질을 빚었다.
그레인키로 인해 선발투수들의 등판 일정에 연쇄이동이 왔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그레인키는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이 아닌, 피츠버그전에 나서게 됐다. 4선발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여기에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빌링슬리마저 번트 훈련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당초 다저스는 경험이 있는 빌링슬리에게 2선발의 중책을 맡기려 했다.
류현진은 2선발 '후보군'이었다. 캠프 중반 이후 빌링슬리와 같은 일정으로 피칭을 소화했다. 빌링슬리의 회복세가 나쁘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이어갔다. 발전된 모습,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모습을 어필했다.
선발 경쟁을 걱정하던 류현진은 당당히 다저스의 2선발로 낙점됐다. 물론 주변 상황으로 인해 '순서상' 두번째 선발투수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겨우내 그래 왔듯, 결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면 된다.
29일 LA에인절스전이 마지막 시험무대다. 시범경기 첫 선발등판에서 뼈아픈 홈런포를 맞았던 바로 그 팀이다. 당시 홈런을 날린 조시 해밀턴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강타선을 갖고 있다. '괴물'의 마지막 리허설, 이번엔 또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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