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들은 그 누구 보다 다른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하는 첫 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때론 그런 부담감이 경기를 망치기도 한다. 반대로 약간의 긴장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2013시즌 개막전에서, 토종 이적생들이 승리의 합창을 불렀다. 지난 겨울을 통해 팀을 옮긴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 투입한 팀들이 모두 승리하는 우연히 일치를 낳았다. 김승회(두산→롯데)와 장성호(한화→롯데)를 영입한 롯데가 한화에 역전승했다. 손주인 현재윤 정현욱을 삼성에서 데려온 LG는 SK를 꺾었다. 홍성흔(롯데→두산)을 앞세운 두산은 삼성을, 김주찬(롯데→KIA)을 몸값 50억원에 모셔온 KIA도 넥센을 무너트렸다.
이 7명 이적생들의 활약 정도는 조금씩 차이가 났다. 김주찬 장성호 정현욱 현재윤은 A급, 김승회는 B급, 홍성흔 손주인은 C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2번 좌익수로 나간 김주찬은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보였다. KIA가 난타전 끝에 10대9로 승리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지명타자 장성호도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롯데의 6대5 역전승의 밑거름이 됐다. 중간 불펜 정현욱도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잠재워 1홀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 안방마님 현재윤도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송승준을 구원 등판한 김승회는 2⅔이닝 1안타 1실점했다. 김승회가 버텨주었기 때문에 롯데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두산 지명타자 홍성흔은 3타수 무안타, LG 2루수 손주인은 3타수 무안타로 상대적으로 빛이 덜 났다
지난해말 한화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겼던 장성호는 "팀을 옮기고 갖는 첫 경기라 이겨서 기분이 더욱 좋다. 타자들의 배팅감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장성호 같은 경우 스승인 김응용 한화 감독의 배려로 롯데로 이적할 수 있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홍성흔과 김주찬이 FA 이적한 후 타선 보강을 위해 장성호의 영입을 한화에 타진했다. 새로 부임한 김응용 감독은 장성호를 롯데로 보냈다. 대신 유망주 투수 송창현을 롯데에서 데려갔다. 그런 장성호는 김응용 감독이 9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와 갖는 첫 정규시즌 경기에서 패배의 쓴맛을 보여주었다. 김 감독과 장성호는 해태(현 KIA)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장성호의 경우 처럼 이적생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특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겨울, 토종 이적생들은 유례없이 많았다. 이번 시즌 그들의 활약 여부가 팀 성적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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