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42번가'와 '시카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스테디셀러 2편이 올봄 다시 팬들을 만난다. 두 작품 모두 뮤지컬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고전이다.
지난 2009년 유료 객석점유율 95%을 기록하며 빅히트를 기록했던 '브로드웨이 42번가'는 5월 11일부터 6월30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탭댄스의 모든 것'이라 할 만큼 강렬한 탭의 유혹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막이 오르기 시작하면 배우들의 현란한 발구름부터 보인다. 100여개의 발이 무대에서 굉음을 만들어낸다. 거대한 동전위에서 벌어지는 '코인댄스' 또한 이 작품의 명장면이다.
스타탄생의 교과서다. 1930년대 대공황기를 배경으로 스타의 꿈을 안고 뉴욕에 상경한 시골 소녀 페기가 우여곡절 끝에 화려한 신데렐라로 탄생하는 이야기다. 1980년 브로드웨이 뉴욕 윈터 가든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3486회 장기 공연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고, 2001년 리바이벌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해 2005년까지 총 1524회를 공연,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화려한 쇼버라이어티 뮤지컬로 미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한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동화같은 해피엔딩 스토리에 얹은 화려한 무대로 공연마다 흥행신화를 이어왔다.
이번 무대의 캐스팅은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를 시도했다. 악명 높은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역에는 박상원과 남경주가 함께 캐스팅됐고, 과거 유명세를 떨쳤던 왕년의 스타 '도로시 브록'역은 박해미와 홍지민, 김영주가 나눠 맡는다. 주인공 '페기 소여'에는 실력파 신인 정단영과 전예지가 나선다. 페기 역은 극중 신데렐라일 뿐아니라 실제 배우도 스타로 거듭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타덤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브로드웨이의 한 블록을 그대로 떼어다 놓은 듯한 무대, 화려한 의상과 신나는 탭댄스, 테마곡인 '42번가'와 '브로드웨이의 자장가(Lullaby of broadway)' 등 감동적인 뮤지컬 넘버는 브로드웨이의 뜨거운 열정을 고스란히 전한다. 연출 한진섭. CJ E&M, 설앤컴퍼니 제작. 1588-0688
'브로드웨이의 전설'로 불리는 안무가 밥 파시의 대표작 '시카고'도 5월 대구를 시작으로 울산, 부산 대전, 광주를 거쳐 7월 6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공연된다.
'시카고'는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그 중에서도 농염한 재즈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하였던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다.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19금' 테마에 신랄한 사회풍자를 담았다. 끈적끈적한 재즈 선율과 섹시한 댄스가 일품인 밥 파시의 대표작이다. 1975년 초연됐고, 그가 세상을 떠난 뒤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와 초연 당시 '록시'역을 맡았던 앤 레인킹이 안무를 맡아 리바이벌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현재까지 6,781회 공연을 넘어서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에 이어 3번째로 롱런하고 있다.
보드빌 무대에서 스타를 꿈꾸는 록시, 현재 보드빌의 스타인 벨마. 두 여자의 욕망과 꿈이 화끈한 스캔들과 새로운 스타에 몰두하는 선정적 언론, 그것을 따라가는 대중들의 변덕스런 세태와 맞물려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굉장히 웃기면서도 뒤끝이 짜릿하다. 드라마도 드라마이지만, 배우들이 보여주는 '몸의 언어'가 시선을 끈다. 관능적이고 퇴폐적인 요소에서 자신만의 미학을 찾아낸 밥 파시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2000년 초연된 뒤 꾸준히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무대는 벨마 역의 인순이 최정원, 빌리 역의 성기윤 등 수년간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에 배우 이하늬와 오진영이 새롭게 록시로 합류해 뜨겁고 섹시한 무대를 선사한다. 연출 타냐 마리아, 국내연출 김태훈, 국내 음악감독 박칼린이 맡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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