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홈런공 찾아 삼만리….'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프런트들은 5일 창단 첫 홈런공을 찾아 때아닌 숨바꼭질을 했다.
이날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전에서 좌익수 조평호가 창단 역사 최초의 홈런을 쳐냈다.
0-7로 뒤진 채 맞은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조평호는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장외홈런을 날렸다.
NC는 올시즌 프로 1군에 진출한 기념으로 첫 안타구, 홈런구 등 역사에 남을 만한 물품들을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 나중에 구단 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서다.
이날 첫 홈런이 나왔으니 홈런 타구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였다. 하지만 타구가 하필 장외로 넘어간 게 문제였다.
조평호의 타구가 날아간 쪽은 대구구장 왼편 바깥쪽으로 상가와 주택이 자리잡은 으슥한 골목이었다.
NC 홍보팀의 박중언 대리가 재빠르게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어두운 골목길에서 공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근처 건물의 옥상에도 올라가보고 주차된 차량 밑과 길바닥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한데 뜻밖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NC는 홈런에 대비해서 이날 구장 경비업체를 통해 홈런공이 날아가는 지점을 파악해 알려달라고 미리 협조요청을 한 상태였다.
경비업체 관계자로부터 야구장 정문 앞에서 홈런공을 갖고 온 시민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홈런공을 주운 주인공은 대구시민 황운모씨(61)였다. 황씨는 이날 야구를 보러온 게 아니라 라디오 야구 중계를 들으며 길을 걷던 중 우연히 공을 발견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파울 타구가 떨어진 것으로 알았으나 때마침 라디오 중계에서 장외홈런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야구장 관계자를 찾아 나선 것이다.
근 1시간 동안 홈런공을 찾아 헤맸던 NC로서는 천우신조였다. 만약 황씨가 공을 주워 그냥 가지고 갔더라면 역사의 한 증거물을 잃을 뻔했다.
NC 구단은 너무 고마웠던 나머지 "아무런 대가도 필요없다"는 황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소와 연락처를 받아 챙겼다.
NC의 역사적인 공이라는 사실에 선뜻 공을 건네준 황씨는 "조평호 선수가 나중에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경상도 특유의 '우리가 남이가!'의 기질을 화끈하게 보여준 대구의 삼성팬이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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