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이가 이겨야 합니다."
전래동화에 나오는 '짚신 장수 아들과 우산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이 바로 이것이었다.
치열한 4강 플레이오프 열전이 치러지고 있는 프로농구에서 이런 어머니를 찾을 수 있다.
4강에서 맞붙은 문태종(38·전자랜드), 문태영(35·모비스) 형제의 어머니 문성애씨(57)가 주인공이다.
문성애씨는 미국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문태종-문태영 형제를 얻었다.
문태종-문태영 형제가 귀화혼혈선수로 한국 국적을 취득해 한국 무대로 복귀하게된 계기도 어머니 문씨였다.
젊은 시절 미국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던 문씨는 고국의 향수를 잊지 못했고, 농구선수로 성장한 두 아들을 한국으로 귀화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올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몹시 애매한 상황을 맞았다. 두 아들이 4강전에서 맞붙게 됐다.
짚신 장수 아들을 생각하면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데, 우산 장수 아들을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은 처지와 똑같은 것이다.
4일 모비스와 전자랜드의 4강 2차전이 열리던 날 전반전이 끝나자 바람을 쐬러 경기장 밖으로 나온 어머니 문씨가 눈에 띄었다.
몹시 상기된 표정의 문씨는 "오늘은 무조건 태영이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전자랜드는 모비스에 패배를 했고, 2차전 전반까지는 전자랜드가 37-35 박빙의 리드를 하는 상황이었다.
이유를 물었다. 어머니의 심정에서 당연한 대답이었다. "1차전에서 태종이가 속해있는 전자랜드가 패하지 않았느냐. 이번에는 태종이의 전자랜드가 이겨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이런 경기를 응원하는 게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문태종-문태영 형제가 플레이오프 빅무대에서 서로 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는 어머니 마음에서는 두 아들 가운데 어느 한쪽만 응원할 수 없는 게다.
하지만 어머니의 바람과 달리 전자랜드는 이날 58대93으로 대패했다. 그녀의 큰아들 문태종은 제몫을 했지만 작은 아들 문태영도 그 이상의 활약을 하며 2연승을 이끌었다.
5전3선승제의 4강 PO에서는 어차피 어느 한쪽은 울고 웃어야 한다. 막판에 희비가 엇갈리더라도 두 아들이 이왕이면 공평하게 울고 웃다가 최종 승자가 가려지기를 바라는 게 어머니 문씨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래서 어머니 문씨는 6일 열리는 3차전에서 큰아들 문태종을 또다시 응원할 예정이란다. 나중에 누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든 두 아들 모두 소중하기 때문이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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