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감독은 지난해 팀 타선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시즌 초반에는 홈런이 터지지 않아서 머리를 쥐어짰다. KIA 전체 홈런이 넥센 강정호 홈런수 보다 적었던 적도 있었다. 결국 KIA의 2012년 전체 홈런은 54개로 8팀 중 가장 적었다. 홈런 1위 SK(108개)의 절반에 그쳤다.
그랬던 KIA 타선이 1년 만에 확 달라졌다. 선 감독은 타자들만 보면 그저 웃음이 나온다.
KIA는 시즌 개막후 6경기에서 팀 타율 3할1푼8리, 56득점(28실점), 53타점, 2홈런을 기록했다. 팀 타율 1위, 득점 1위, 홈런 공동 5위다. 도루도 13개로 롯데(16개)에 이어 2위다. 팀 출루율도 4할4푼5리로 1위, OPS(장타율+출루율)도 8할6푼8리로 1위다. 웬만한 타격 지표에서 KIA가 전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KIA 타순을 살펴보면 더 화려함이 빛난다. 2번 김주찬이 최근 손목 골절로 최소 6주 이상 결장하는데도 빈틈이 없다.
1번은 국가대표 이용규다. 그의 배트 컨트롤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상대하는 투수에게 공을 많이 던진다고 해서 '용규놀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전형적인 1번 타자다.
2번은 원래 김주찬의 자리였지만 부상으로 빠졌다. 그 자리를 대신 꿰찬 신종길은 만년 기대주. 하지만 최근 가장 방망이가 뜨겁다. 5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6할4푼7리. 12타점을 몰아쳤다. 3번 이범호, 4번 나지완, 5번 최희섭은 공포의 클린업트리오다. 이범호는 한화에서 시작 일본 소프트뱅크까지 갔다 KIA로 유턴했다. 이미 국가대표를 지냈고 장타력을 검증받았다. 나지완은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다. 2009년 한해 23홈런을 친적이 있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거포로 최근에는 큰 타구 보다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6번 안치홍, 7번 김원섭은 한 시즌 3할 이상을 쳐봤던 수준급 타자들이다. 비록 안치홍이 2할8리, 김원섭이 1할2푼5리에 머물러 있지만 언제라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타자들이다. 8번 포수 김상훈도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했다. 타율 4할9리의 김선빈이 9번을 맡고 있다.
상대 투수들에게 지금의 KIA 타선은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자가 없다. 2009년 홈런왕, 타점왕의 주인공 김상현이 대타로 나오고 있다. 박기남 홍재호도 백업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타선은 믿을 게 못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결국 좋을 때가 있으면 언젠가는 떨어진다는 얘기다.
KIA의 달아오른 타선도 식을 때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처럼 맥을 못 추는 일이 올해는 없을 것 같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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