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아나운서 프리 선언의 법칙은?"
최근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가 '프리 선언'을 해 화제를 모았다. 이제 안정된 직장에서 월급을 받는 대신 자신의 가치에 맞는 출연료를 그때그때 받게 됐다. 'MBC 아나운서'란 이름을 떼고 방송계에서 '무한 경쟁'을 펼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리 선언을 하면 쓴 맛을 보게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프리 선언 후 자신의 가치가 두 배, 세 배 껑충껑충 뛰면 직장인 땐 상상도 못했던 돈과 명예를 손에 쥘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땐 정반대다. 잘 되면 대박, 안 되면 쪽박이다. 오상진은 성공적인 프리 선언 아나운서로서 우뚝 설 수 있을까. 프리 선언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나운서들의 케이스를 통해 성공적인 아나운서 프리 선언의 법칙들을 살펴봤다.
전현무 전 KBS 아나운서는 지난 해 9월 프리 선언을 했다.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누구보다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다른 프리 선언 아나운서들이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MBC에서 퇴사해 프리 선언을 했던 김성주는 "(퇴사 후) 6개월 정도 지나고 나니 아침에 눈을 뜨기 싫더라. 조조 영화를 보기도 하고 안 보던 신문을 두 개나 구독했다"며 프리 선언 직후의 어려움을 고백한 적이 있다.
전현무가 예능 MC로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이겠지만, 소속사의 도움도 컸다. 전현무는 프리 선언 후 SM C&C와 계약을 맺었다.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 인기 개그맨 뿐만 아니라 장동건, 김하늘 등 톱배우들이 소속된 곳이다. SM 엔터테인먼트로 영역을 넓히면 슈퍼주니어, 샤이니, 소녀시대 등 최고의 K팝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연예계에서 소속사의 영향력은 생각 이상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될 소속사를 잘 결정하라는 것이 바로 성공적인 아나운서 프리 선언의 첫 번째 법칙이다.
두 번째 법칙을 보자. 주식이 상승 곡선과 하강 곡선을 반복하듯이, 방송인에게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대중의 관심도에 따라 좌우되는 이 수치에 의해 해당 방송인 가치가 결정된다. 프리 선언을 '적절한 시기'에 하는 것이 두 번째 법칙이다. 한창 상승 곡선을 타고 있을 때 프리 선언을 해야 퇴사 후에도 그 상승세를 이어가기 쉽다는 뜻.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프리 선언 아나운서에게도 대중들의 사랑이 중요하다. 대중이 그 사람을 원하냐, 원하지 않느냐에 따라 프리 선언의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뒤로 하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끊임 없이 반복하는 연예인들과 같은 운명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퇴사 후의 성공 여부를 떠나 전현무, 김성주, 김경란, 최은경, 최윤영 등은 모두 각종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소속 방송국의 간판 아나운서로서 얼굴을 알린 뒤에 프리 선언을 했다.
세 번째 법칙은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를 가지라는 것. 방송 관계자는 "방송국 입장에서 같은 조건이라면 소속 아나운서를 쓰지 않겠냐"라며 "기존 아나운서들과 다른 자신만의 진행자로서의 특징이 있어야 다양한 방송 출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는 아나운서 출신으로서의 신뢰성과 기품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이끌 수 있는 재치있는 말솜씨를 갖고 있다. 전현무의 경우 '밉상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등 아나운서 출신답지 않은 코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오영실이나 최송현처럼 연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케이스도 있다.
관계자는 "프리 선언을 하기 전 여러가지 준비가 필요한데 자신이 어떤 컨셉트로 대중에게 어필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확실한 경쟁력을 나타낼 수 있는 특정 분야를 정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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