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시즌 보험을 들었다. 류제국의 영입이다.
쉽지 않았다. 말 많고 탈 많았다. 협상 과정에서 속상한 일도 있었지만 참았다. 기다림 끝에 결국 사인을 받아냈다. 지난 1월 31일 총액 6억5000만원(계약금 5억5000만원, 연봉 1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협상 도중 미국행에 대해 일부 팬들이 화가 났다. 이례적으로 선수를 외면했다. '계약하지 말자'는 성난 목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LG는 끝까지 기다려 류제국에게 유니폼을 입혔다. LG 입단 후 류제국은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진주 동계 훈련에 참가해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실전을 위한 몸상태가 완성단계다.
LG가 류제국과의 계약을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린 이유?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진땀 나는 여름 승부. 투수는 많을수록 좋다. 게다가 류제국은 강력한 구위를 지닌 선발 요원이다. 미국 진출 전인 2001년 덕수정보고 시절 진흥고 김진우와 함께 고교 야구 무대를 양분했던 초고교급 거물급 투수.
LG는 여름에 대해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시즌 초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며 10년만의 4강 진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여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역시 문제는 마운드였다. 위험 요소가 많아지는 계절.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이탈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대체선수가 필요하다. LG는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마운드에 보험을 들었다. 류제국 정찬헌 이형종이다. 이들 셋 중 류제국의 페이스가 가장 빠르다.
류제국은 9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한국 무대 첫 공식경기 출전. 구리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렸다. 선발 5이닝 동안 75개를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 최고 시속 146㎞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탈삼진 5개도 곁들였다. 팀이 8회 5대0 강우콜드게임으로 이겨 류제국은 승리투수가 됐다.
LG 김기태 감독도 류제국의 현재 상태가 궁금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오전 구리를 찾았다. 김 감독은 "류제국이 던지는 것을 봤다. 감독이 보면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 아무도 모르게 나무 그늘 아래에서 봤다. 2이닝까지 봤는데 그 때까지는 잘 던지더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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