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이 국내 10대기업의 법인세 비용을 조사한 결과 총 11조7220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5조260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가 3조138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포스코(820억), LG(819억), SK(766억), 롯데(523억) 등은 모두 1천억 원에 못 미쳤다. 하지만 이는 공기업을 제외한 순위라서 가장 중요한 납세자가 빠져 있다. 바로 한국마사회다.
2012년 결산을 끝낸 마사회의 납세실적은 1조4650억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어 서열 3위다. 마사회가 이처럼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는 것은 마권원천세가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법인세 외에도 마권매출액의 16%를 레저세(10%), 지방교육세(4%), 농특세(2%)로 내고 있다.
하지만 마사회의 진정한 납세능력은 매출규모를 비교해봐야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액은 201조원, 현대차는 84조원에 달한다. 반면 마사회는 7조8천억원으로 삼성전자의 4/100, 현대차의 1/10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납세규모로 세수창출능력을 비교하면 마사회는 약19%로 1위로 뛰어오르며 삼성전자(2%), 현대차(4%), 포스코(2%) 등을 멀찍이 따돌린다.
지난해부터 마사회는 이미지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힘겨운 도전을 선언했다. 그동안 경마에만 편중됐던 사업 영역을 넓혀 이른바 '말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변화의 출발대를 박차고 나선 것이다. 승마 활성화는 물론 말의 해외 수출, 승용 및 육용 말 사육 확대, 마유 등 가공산업 육성, 그리고 경마공원을 활용한 말테마파크와 전시, 컨벤션 사업과 말 캐릭터 상품화까지 종합 말산업 레저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또 경마공원을 테마파크로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거듭남의 중심에는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이 있다. 장태평 한국마사회(KRA) 회장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예산과 세제 업무를 두루 거친 경제 관료 출신이다. 경제학 석사, 세무학 박사답게 취임 1년 남짓 만에 조직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사회공헌역시 '집중'과 '효율'로 요약된다. 장 회장은 "대상의 포커싱과 사회적 임팩트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을 청소년과 장애인ㆍ농어민 등 약자로 분명히 선정하고 사회에 이슈를 던질 수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승마힐링센터는 로이터통신이 보도해 해외에도 소개된 대표작이다. 승마힐링센터는 청소년의 게임중독, 집중력 장애, 과잉행동 장애,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승마치료와 전문 상담을 병행한다. 신뢰도가 높고 비용이 저렴해 한 곳당 연간 2,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천과 경기도 시흥에 KRA 승마힐링센터 1ㆍ2호점이 문을 열었고 올해 1~2곳 등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3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장애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꿈을 잡고(Job Go)'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장애 유형에 맞게 바리스타 등 특화된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취업까지 연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사회적 기업형 법인 '에코그린 팜'을 발족했다. 경주마 마분(말똥)을 활용해 친환경 유기농 퇴비 등을 생산ㆍ판매하는 법인으로 직원의 30% 이상을 취약계층에서 뽑는다. 환경 오염을 막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신개념의 사례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한국마사회 장태평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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