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어깨는 늘 무겁다. 세월 따라 나이를 먹고 체력은 떨어지지만, 가족은 늘고 지출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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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한 중소기업 기술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윤수현씨(41)는 30대 후반에 발병한 허리디스크가 인생을 바꿨다. 허리 통증이 있어 처음엔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심해지자 결국 2009년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전업주부였던 부인 김윤경씨(39)와 초등학생 두 딸. 앞이 막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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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친환경 유기농 프랜차이즈 초록마을을 접하게 됐다. 피부 아토피로 고생하는 친척 조카가 있어 유기농식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윤씨는 2010년 5월 친환경 유기농 소매 유통점 초록마을 점포를 부천 송내(12평 규모)에 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어 목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역시 사람 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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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콘서트'에 나오는 블랙 컨슈머 '정여사' 같은 '진상 고객'은 없었다. 오해로 잠시 불쾌감을 표출하지만 결국 수긍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쪽은 입소문이 무서워요. 길게 보려 했습니다. 어디나 똑같아요. 거짓말하는 순간 끝이라고 보면 되죠. 당장은 손해봐도 나중에는 오해가 풀리더군요."
정작 힘든 부분은 매장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부인을 볼 때다. "눈앞에서 고생하는게 보이는데 마음이 짠하죠. 안스럽기도 하고."
다행히 매출은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억원선이다. 창업 당시 점포를 얻으면서 권리금과 보증금으로 1억2000만원(월세 200만원)이 들어갔고, 추가로 물품구입과 인테리어 등으로 7000만원 정도가 투자됐다. 매장 오픈 첫해에는 수익이 미미했고 2년차가 되자 매출 곡선이 어느정도 잡혔다. "순수익 기준으로 보면 직장생활 할 때보다는 낫죠. 하지만 집사람이랑 둘이서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는 것을 따지면 글쎄요. 더 벌었으면 하네요(웃음)."
요즘은 업무가 손에 익어 부부가 번갈아가면서 오전, 오후로 나눠 집안일을 챙긴다.
벼랑끝에서 선택했던 창업. 하지만 시작하길 잘했다고 말한다. 윤씨는 "직장인치고 창업 한번 생각해보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까요.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젊어서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점포 운영 노하우도 생기고, 이제 이것 말고 다른 창업 아이템도 생각하고 있죠. 아무래도 경험이 재산이던데요"라며 웃는다.
고질이던 허리디스크는 많이 좋아진 상태다. 왔다갔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다보니 허리엔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다.
윤씨는 "이렇게나마 자리를 잡은 것은 아내 덕이죠.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지만 부부가 함께 근무하다보니 의견을 존중해주고 의지도 되더군요. 부부 사이에 신뢰감도 커졌고요"라고 했다.
매장 운영 3년째. 느낀 점은 공부의 필요성이다. "모든 자영업이 마찬가지지만 주인이 알아야 합니다. 친환경 유기농 공부가 필요했죠. 웰빙시대이기도 하고 소비자들은 엄청 똑똑해요. 이 식품이 어디에 좋은지, 어떻게 먹고, 얼마나 먹어야 도움이 되는지 알아야 하죠. 대충하단 '살림 9단' 주부님들에게 타박 받기 딱 좋죠."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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