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테드 릴리(37)가 마음을 바꿨다. 구단의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의 켄 거닉 기자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릴리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지시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전날 마이너리그 등판을 거부하면서 거취가 주목됐던 주인공이다.
베테랑 좌완투수인 릴리는 어깨 수술 후유증으로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독감 증세까지 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선발로테이션 합류가 물 건너간 것은 물론, 여전히 부상자리스트(DL)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 사이 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로 입단한 류현진이 팀의 2선발로 자리를 잡았고, 선발진 경쟁에서 탈락한 우완 애런 하랑은 콜로라도로 트레이드된 뒤 지명할당돼 시애틀에 새 둥지를 틀었다. 왼손투수 크리스 카푸아노는 불펜투수로 새 출발했다.
대형 FA(자유계약선수) 잭 그레인키는 빈볼 시비 끝에 상대 타자와 충돌로 쇄골 골절상을 입었다. 릴리는 당초 그레인키의 대체요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직도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그 자리마저 카푸아노에게 내줬다.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릴리는 마이너리그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중이다. 두 차례의 등판 모두 6이닝 5실점으로 좋지 못하다. 구단에서 쉽게 릴리를 메이저리그로 올리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릴리의 상태에 대해 "당장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던질 수준이 못 된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릴리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거부하면서 지명할당 혹은 트레이드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릴리는 16일 다시 15일짜리 DL에 이름을 올렸다. 고심 끝에 전날 결정을 뒤엎고 구단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릴리는 다시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스케줄을 소화하게 됐다. 17일 다저스의 트리플A팀인 앨버커키 소속으로 등판한다.
이날 등판이 릴리의 마지막 마이너리그 등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릴리는 20일부터 다시 불펜세션을 소화할 예정이다. 더이상 문제가 없다면, 로스터에 복귀해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카푸아노의 경우처럼, 선발투수 중 부상자가 생길 경우 대체 요원으로 투입된다.
릴리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8경기에 선발등판하는데 그쳤다. 48⅔이닝을 던졌고, 5승1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14시즌 동안 통산 130승 111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중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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