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특별한 주목을 받는 12년차 베테랑이 있다.
KIA 외야수 신종길(30)이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신종길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46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올해 프로 12년차로 2009년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다. 그러나 신종길은 지금까지 단 한 시즌도 1군서 풀타임 주전으로 뛴 적이 없다. 2011년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1리에 5홈런 35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완벽하게 주전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매년 열리는 올스타전이나 골든글러브 시상식, MVP-신인왕 경연장은 신종길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나이 서른이 된 이번 시즌 신종길은 제2의 야구인생을 펼쳐보이고 있다. FA 이적생 김주찬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김주찬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상대투수 유창식의 공에 손목을 맞고 골절상을 입어 현재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김주찬은 빨라야 5월 말이나 돼야 복귀할 수 있다. 시즌 초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김주찬의 부상에 선동열 감독은 걱정이 산더미처럼 커졌다. 김주찬은 초반 4경기서 타율 5할(12타수 6안타)에 7타점, 4득점, 5도루를 기록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침묵에 빠졌던 KIA 타선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선 감독이 한숨을 내쉴만도 했다.
그러나 이후 열흘이 넘게 지났지만 김주찬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KIA 타선은 짜임새가 돋보인다. 신종길의 활약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신종길은 15일 현재 9경기에서 타율 4할4푼8리(29타수 13안타)에 1홈런 12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팀내에서 타율, 타점, 장타율, 출루율 부문 1위다. 하위타선에서 핵 역할을 하고 있다. 상대가 왼손 선발을 내세울 경우 타순이 좀더 밀리기는 하지만, 매경기 선발출전을 하고 있다. 외야 3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수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공수에 걸쳐 김주찬의 공백을 잊게 만들고 있다.
신종길이 '2013 프로야구 스포츠조선 테마랭킹' 4월 셋째주 타자 클러치능력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클러치능력은 찬스에서 얼마나 집중력있는 타격을 했는가를 평가하는 항목. 타점과 득점권 안타를 합친 클러치 지수에 따라 순위를 매길 수 있다. 신종길은 타점 12개와 득점권 안타 8개로 클러치지수 20을 기록하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타점 부문에서는 팀동료인 나지완과 공동 1위이고, 득점권 안타는 단독 1위다. 지난 3~4일 대전 한화전 2경기서 10타점을 몰아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편, 올해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온 홍성흔과 LG 이진영이 각각 클러치지수 18로 공동 2위에 랭크됐다. 두 선수는 똑같이 타점 12개, 득점권 안타 7개를 기록했다. 신종길과 함께 KIA 타선을 이끌고 있는 나지완은 12타점과 득점권 안타 4개로 클러치지수 16을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이번 랭킹 상위 10위까지의 면면을 보면 LG(이진영 오지환 손주인)와 두산(홍성흔 양의지 김현수), 잠실 두 팀이 가장 많은 3명씩을 랭크시켜 지난해와 달라진 공격적인 컬러를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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