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김광현에 어깨부상을 함께 떠올리면 안될 듯. 김광현의 뇌리엔 어깨 통증은 벌써 사라졌다.
SK는 17일 삼성전서 패했지만 김광현의 다이내믹한 투구를 다시 보게 된 것에 만족했다. 김광현은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4안타 1볼넷 3실점(비자책)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작년 한국시리즈를 보는 것 같았다. 스피드와 경기 운영도 좋았다"고 했고 성 준 투수코치는 "싱싱한 공을 봤다"며 "김원형, 허재혁 코치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계속 로테이션에 들어가면 SK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김광현의 투구에 후한 점수를 줬다.
김광현 본인도 그랬다. 그런데 예전과는 다른 대답이었다. 예전엔 "어깨가 아프지 않는 것에 만족한다"라는 말을 했으나 이날은 "경기에 졌는데 인터뷰할 필요가 있겠냐"고 했다. 즉 더이상 부상에 신경쓰는 투수가 아니라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팀 승리를 위해 던지는 투수가 됐다는 것을 먼저 염두에 둔 것. 더이상 어깨 통증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2회 안타를 2개 더 맞았던 것이 화근이 됐다. 주자가 있으면 마음이 급해지는 건 사실"이라는 김광현은 "내가 잘 막았다면 경기가 쉽게 풀렸을 텐데 많이 아쉽다"고 했다.
부상없는 선수가 되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김광현은 85개의 투구 중 커브 6개와 스플리터 6개를 던졌다. 예전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한 때와는 달라진 모습. 김광현은 두 구종을 던진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록 맞더라도 상대 타자들이 내가 커브와 스플리터를 던진다는 것을 안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예전엔 직구나 슬라이더 중 하나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다면 이젠 커브와 스플리터까지 생각을 해야한다는 것. 그만큼 타자들에게 고민할 거리를 주게 되는 셈이다. 새 구종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김광현이 어깨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방증.
세트포지션에서 밸런스를 잡는 것. 김광현은 "2군에서 던질 때도 세트포지션으로는 많이 던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세트포지션을 잡으니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실책 때문에 흔들린 것은 아니었다"면서 "앞으로 세트포지션으로 던져보면서 적응되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초반 포수 조인성과의 사인미스 논란에 대해선 자신이 사인을 제대로 못봤다고 했다. "오랜만에 야간경기를 해서 그런지 사인이 잘 보이지 않았다. 작년에도 구장에 따라 가끔 이런 현상이 있었다"는 김광현은 "나중에 사인을 좀더 잘 보이게 바꾸면서 좋아졌다. 앞으로 사인을 바꾸거나 시력검사를 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어깨 상태가 좋다는 보고에 따라 보통 5인 로테이션대로 5일 휴식후 등판은 어렵지 않을 듯. 그러나 아직 4일 휴식후 등판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포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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