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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SK는 기적을 연출했다. 두산전. 10점 차를 뒤집어 이겼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 점수 차 역전승 신기록. 어떻게 가능했을까. '밑져야 본전'의 마음가짐이 이뤄낸 결과였다. 1-11로 뒤졌던 SK 타자들. 어차피 질 거 개인기록이나 올리자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배트를 돌렸을 것이다. 뒤늦게 두산이 수습에 나섰지만 어느덧 거대한 파도처럼 높아진 SK 타선의 넘실거림을 막아내기에는 불펜의 둑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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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실패의 역사'는 후유증을 남긴다. 기나긴 시즌을 치르는 동안 모든 팀들이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사소한 문제들이 마치 엄청나게 큰 일처럼 다가온다. '실패의 시작이 아닐까' 지레 짐작하고 초조해진다. 스스로 무너지는 길이다. 현재 LG 선수단에게 필요한 것은 '밑져야 본전' 의식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4강 & 5할 승률'에 대한 초조감을 털어내야 한다. 사실 객관적으로 볼 때 LG는 4강 전력도 아니다. 시즌 전 LG를 4강 후보로 꼽은 전문가도 거의 없다. 한화, NC를 제외하면 사실상 LG보다 객관적 전력이 약하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팀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 4강, 5할 승률을 잊고 그냥 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뛰어 놀며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편안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래야 진짜 자기의 숨은 실력이 나온다. LG는 객관적 전력이 센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위권 팀들과 비교할 때 전력 차가 심각하게 나는 건 또 아니다. 의식하지 않고 '부담' 없는 야구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그토록 바라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제 시즌의 20%를 막 지난 시점. 본격적인 승부처의 문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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