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도 주 5일제?'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린다. 올 시즌 신생구단 NC가 1군에 합류, 홀수 체제가 되면서 9개 구단이 돌아가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주 6일제 스포츠다. 축구나 농구에 비해 체력 소모가 덜하기 때문에 매일 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그라운드에서 직접 뛰는 선수들의 피로는 어쩔 수 없다. 특히 한 주의 격전을 마무리하는 일요일에는 절정이라 할 수 있다.
12일 목동 SK전을 앞두고 넥센 선수들은 훈련 시간임에도 불구, 몇 명의 선수만이 나와 각자 타격과 수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이날은 자율 훈련의 날. 지난 3일과 5일에 이어 올 시즌 벌써 3번째다. 전날 경기가 늦게 끝난 후 이동을 해서 새벽에 도착, 수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경우 훈련 시간을 늦추는 경우는 다른 구단도 때때로 있지만 이처럼 시즌 중에 그것도 혹서기가 아닌 5월에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연습을 맡기는 경우는 좀처럼 드물다.
말로만이 아니었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송지만과 서동욱 등 출전 기회가 절대적으로 적은 비주전들만 특타를 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실제로 알아서 경기장으로 출근해 혼자서 몸을 풀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권한과 책임'을 한꺼번에 준 케이스.
그런데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 술 더 떴다. "가능하면 앞으로도 피로가 가장 심해지는 일요일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훈련을 계속할 생각이다. 일종의 주 5일제"라고 말한 것. "보약도 아프기 전에 미리 먹어둬야 하는 것처럼, 체력 안배도 미리 해줘야 한다"는 것이 염 감독의 논리다.
물론 여기에는 지난 시즌의 '타산지석'이 담겨져 있다. 넥센은 지난해 구단 창단 후 최고인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첫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 후 5연패, 3연패, 4연패를 차례로 당하며 결국 6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선수층이 얇아 전반기에 주전들이 대부분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박병호 서건창 등 사실상 첫 풀타임을 뛰면서 한 시즌을 버텨내는 체력 안배가 부족했다.
염 감독은 "사실상 현재 순위나 승차는 큰 의미가 없다. 또 후반기 딱히 승부수라는 것도 없다. 연승과 연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금처럼 시즌 내내 지속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패보다 승이 5개 정도 많으면 된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는데, 11일 현재 벌써 +10이다. 선수들이 예상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율 훈련은 어쩌면 넥센 선수들에 주는 염 감독의 보너스일 수 있다. 염 감독은 한달에 1번정도 찾아오는 4일 연휴에도 휴식일을 이틀이나 실시하고 있다. 또 아이 출산을 지켜봐야 하는 에이스 나이트에게 아예 열흘간의 휴가 기간을 주고, 12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 호투했지만 골반 통증이 여전한 김병현을 시즌 2번째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 등판 걱정 없이 확실히 몸을 만들도록 하기도 했다.
초보 감독으로는 상당한 '배짱'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염 감독의 승부수가 혹서기와 시즌 후반에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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