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데뷔 당시 씨엔블루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웃었다. 하지만 씨엔블루는 최근 앨범 '리블루'의 타이틀곡 '아임 쏘리(I´m Sorry)를 빌보드 월드 앨범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어느덧 이들은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만큼 성장해 있었다. 이번 월드투어는 그 꿈에 한발 더 다가가게 해준 디딤돌이 됐다.
10과 11일 이틀간 홍콩에서 월드투어 네번째 공연을 가진 씨엔블루는 10일 한국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에서 월드투어 소감과 팀의 미래에 대해 밝혔다. 리더 정용화는 "매번 공연장이 커질 때마다 놀라곤 한다"며 "예전엔 이미지를 많이 생각했는데 지금은 관객들과 교감하려 한다"고 달라진 점을 짚었다. 강민혁은 "예전엔 무대에서 여유가 없었지만 이젠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했고, 이정신은 "많은 분들에게 씨엔블루만의 색깔을 보여드리고 함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팀의 달라진 위상만큼이나 음악적 욕심도 더 자란 듯했다. 이종현은 "빌보드 진입까지 10년이 걸리지 않을까 얘기했는데 점점 8년, 7년 정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싸이 선배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걸 보면서, 음악적 내공이 있다면 어딜 가더라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은 그 내공을 쌓아가고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서른둘 즈음에 빌보드 5위를 하고, 서른다섯 즈음엔 1, 2위를 다투고, 언젠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더 큰 미래를 내다봤다.
이들은 자신감 한켠에 겸손한 자세도 잊지 않았다. 정용화는 "2010년에 데뷔해서 이렇게 빨리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다른 K-POP 가수들과 함께 해왔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는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이번 월드투어 이후로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밴드로서의 정체성이 없다면 팀이 오랫동안 유지되지 힘들다"면서 "이제부터는 좀 더 밴드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대한민국의 밴드로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싶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그래서 씨엔블루 때문에 기타를 배웠다거나 스쿨밴드들이 씨엔블루의 곡으로 합주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멤버들은 남다른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밴드 음악의 거장 조용필의 복귀는 씨엔블루에게도 커다란 자극제가 됐다. 씨엔블루는 "처음 조용필 선배님의 음악을 들었을 때 놀랐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곡을 이렇게 잘 부르실 수 있을까 감탄했다. 조용필 선배님을 보면서 내가 과연 그 나이가 되었을 때 트렌디한 음악을 멋있게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됐다. 역시 음악은 내공이 탄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시간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우리도 조용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진 씨엔블루는 "밴드의 매력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멋있어진다는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홍콩=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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