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주로 신앙을 통해 장수를 기원했다. 이런 바람은 음식 하나에도 담겨 있다. 장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국수를 들 수 있다. 국수처럼 길게 오랫동안 살라는 의미가 있다. 국수가 돌, 결혼, 회갑, 칠순 등의 잔치에 빠지지 않고 차려지는 이유다.
국수(noodle)는 면(麵)이라고도 불린다. 밀이나 메밀, 감자 등의 곡물 가루를 반죽한 후 얇게 만들어 길게 쓸거나 뽑아낸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국수의 주재료는 메밀가루였다. 그 당시에 밀가루는 구하기 힘든 매우 귀한 식재료였기 때문이다.
6.25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원조와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분식장려를 통해 다양한 밀가루음식들이 우리 식탁에 등장했다. 요즘은 밀가루 음식들을 선호하여 오히려 쌀이 남아도니 정말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그런데 식탁에 오르는 밀가루 음식들은 대부분 우리 땅에서 자란 밀가루가 아니다. 유전자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값싼 수입 밀가루다. 또한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화학 및 약품처리가 들어간 1차 가공식품이다.
과연 밀가루에게 점령당한 우리의 식탁은 건강할까?
밀가루 음식은 다른 성분의 음식보다 빠르게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필요 이상의 포도당은 에너지로 연소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축적된다. 밀가루 음식만 안 먹어도 살이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섭취된 과잉의 포도당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계속 분비하게 되고 나중에는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체계가 망가지게 되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흰쌀밥도 마찬가지다.
또한 밀가루 음식이 좋지 않은 이유로 밀에 존재하는 불용성단백질인 글루텐을 흡수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글루텐 불내증'을 들 수 있다. 이는 설사, 복통, 변비, 복부팽만 등의 소화기 장애를 유발하며 피부, 신경계, 면역계에도 좋지 않다.
이를 증명하듯 건강하게 장수한 노인들의 상당수가 흰 쌀밥과 밀가루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장수를 위한 첫 걸음으로 두 가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홍성재/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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