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신으마'라고 했지. 애들이 준 건 언제나 고마워."
15일 부산 사직구장. 전날 연장 12회 승부 끝에 2대2 무승부로 맥이 빠진 양팀 사령탑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피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제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훈련 시작 전 선수들에게 상자 하나를 받았다. 고급 화장품이 가득 든 박스였다. 선수들은 김 감독 외에도 코칭스태프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고맙게 잘 받겠다. 좋은 선물을 받았으니 그만큼 더 채찍을 가하겠다"며 덕담을 건넸다.
NC 김경문 감독은 야구장에 나오기 전, 숙소에서 선물을 받았다. 주장 이호준과 고참 조영훈이 함께 방으로 찾아와 상자 하나를 건넸다. 구두 한 켤레였다. 김 감독은 "사실 상품권 같은 걸 선물로 많이 하는데 호준이가 센스 있게 좋은 선물을 준비했더라"며 웃었다.
선물을 받은 김 감독은 무슨 말을 건넸을까. 그는 "'죽을 때까지 신으마'라고 했다. 구두 같은 건 개인의 취향이 있겠지만, 그래도 보고 신을 때마다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가장 좋은 선물은 이기는 건데"라며 미소지었다.
양팀 사령탑 모두 정성을 들여 준비한 선수들의 선물에 화색이 돌았다. 전날 경기의 피로는 싹 잊은 듯 했다.
한편, 이날 시구와 시타도 스승의 날을 맞아 의미 깊은 행사로 진행됐다. 롯데 송승준의 은사인 유소년 야구 지도자 김병호 감독이 시구자로 나섰다. 김 감독은 송승준이 하단초등학교 재학 시절 야구에 입문 시켰다. 1976년 동성중학교 감독을 시작으로 30여년간 아마추어 지도자로 활동하며 유소년 야구 저변 확대에 힘썼다.
송승준은 김 감독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타석에서 시타자로 나서 뜻깊은 자리를 함께 했다.
부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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