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Advertisement
그러나 김원섭이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이용규가 기습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며 2사 1, 3루가 됐지만, 2번 김선빈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이닝이 끝났다.
Advertisement
남은 야수 중에서 1루 수비를 맡을 인물이 없었던 것. 내야수 중에서는 윤완주가 남아있었지만, 1루 수비가 익숙치 않다. 또한 윤완주는 9회말 혹은 연장 때 대주자나 대타로 쓰는 편이 낫다.
Advertisement
9회초 SK의 공격이 무득점으로 끝나고 드디어 9회말이 됐다. 1점만 내면 경기를 끝내는 상황에서 3번 타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9번 타순까지 타석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 KIA 벤치도 이런 가능성을 노리고 신승현을 9번 타순에 넣은 것이다. 하지만 KIA는 9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아놓고도 후속 세 타자(6~8번)가 우익수 뜬 공과 연속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진 연장 10회 말. KIA의 공격은 9번 타자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1이닝 밖에 던지지 않은 앤서니를 대타 윤완주로 바꾸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KIA 벤치는 아웃카운트 1개를 감수하고서라도 앤서니를 타자로 내보내게 된 것이었다.
이런 복잡한 과정 끝에 앤서니는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서게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도 앤서니가 타석에 들어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탓에 KIA 덕아웃에서는 작은 촌극이 벌어졌다.
우선 타자로 나가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가 없었다. 배트는 물론이거니와 헬멧이나 배팅 장갑도 없는 앤서니다. 게다가 특이하게 앤서니는 우투 좌타다.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류현진과는 정반대다. 공을 던질 때는 오른손으로 던지지만, 칠 때는 왼손 타석에 나오는 유형이었다.
결국 앤서니가 타석에 나가기에 앞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우르르 몰려들었다. 앤서니에게 맞는 장비를 여기저기서 구해오고, 착용하는 것까지 도와줬다. 정회열 배터리 코치가 허탈한 미소를 지은 채 장비 착용을 도왔다. 결국 앤서니는 체형이 비슷한 최희섭의 헬멧과 배팅 장갑을 착용하고, 배트는 이범호에게 빌려 들고 나왔다. 이를 바라보는 KIA 벤치의 표정은 복잡미묘했다.
주섬주섬 장비를 걸치고 나온 앤서니가 드디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SK의 필승 마무리 박희수. KIA 벤치도 앤서니의 타격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초구가 어이없는 볼이었다. 관중석에서 작은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박희수 역시 당황스러웠던 듯 했다. 다시 집중한 박희수는 2구와 3구는 스트라이크로 꽂아넣었다.
삼진이 예상되던 4구째. 그런데 여기서 앤서니가 박희수의 공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려 파울을 만들어냈다. 얌전히 서 있다가 들어올 것 같던 앤서니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며 박희수의 공을 걷어내자 관중석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앤서니!"를 연호하는 외침도 들렸다.
이를 지켜보던 KIA 벤치에서도 박수와 함성이 솟구쳤다. KIA 선수들은 크게 웃으며 앤서니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러나 앤서니가 박희수의 공을 안타로 만드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결국 앤서니는 5구째 헛스윙 삼진을 당한 채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그런 앤서니를 향해 관중과 KIA 선수단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한국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타석에 나왔지만, 앤서니에게는 사실 타석에 나오는 게 낯설기만 한 일은 아니다. 일부 마이너리그에서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서 투수도 타석에 나오는 데다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도 지명타자 제도가 없다.
앤서니는 "가장 최근에 타석에 들어섰던 것은 2011년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에서 뛸 때였다"면서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자주 타석에 나와서 2할대 타율을 기록했었다. 그래서 타석에 서는 두려움은 없었는데, 오늘은 벤치에서 타격하지 말라고 해서 가만히 있었다"고 밝혔다. 만약 강공 지시가 있었더라면, 조금 더 호쾌한 앤서니의 타격을 볼 수 도 있었을 듯 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연예 많이본뉴스
-
최시원, SNS 의미심장 글 논란 커지자...SM "고소장 제출" 강경 대응 -
유재석, 재개발 예정 단독주택 공개 "서울 노른자땅..기다리는 중" ('놀뭐') -
'송지은♥' 박위, 추락 사고 직후 모습 공개..."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갓세븐 제이비, 이채은과 열애설...커플템까지 '럽스타그램' 포착 -
'두 아이 아빠' 쿨 이재훈, ♥7세 연하와 비밀 결혼 고백 후 첫 공개...제주도 일상 -
박서진 "아버지 두 분 계신다" 깜짝 고백..알고보니 '성형 1억' 들인 '얼굴의 父' ('불후') -
임창정♥서하얀, 자식 농사 대성공...'피아노 천재' 8세子, 母 밖에 모르는 효자 -
한국콘텐츠진흥원, 236억원 투입되는 '2026년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참가사 3월 3일까지 모집
스포츠 많이본뉴스
- 1."GOODBYE 올림픽" 선언한 최민정 향한 헌사..."노력해줘서 고맙다" 심석희, "잊지 못할 추억" 김길리, "더 해도 될 것 같아" 이소연, "많이 아쉬워" 노도희[밀라노 현장]
- 2."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의 '라스트 댄스'→"후회는 없다"
- 3."폐회식 보고 싶어"→"피자, 파스타도 먹자!" 마지막 날 웃겠다는 다짐, 지켜낸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밀라노 현장]
- 4.'SON 대박' 적중했던 美전설 "손흥민, 메시 제치고 2026시즌 MLS 최우수선수"…첫 득점왕 예측도
- 5."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독도 세리머니' 박종우, 3월 2일 부산 홈 개막전서 은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