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박지성(32)이 굴욕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지성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에서 80분을 소화, 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개인 기록 면에서 최악의 시즌이었다. 26경기에 출전, 무득점에 그쳤다. 박지성이 아무리 골을 많이 넣는 선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난 10시즌 동안 골을 넣지 못한 시즌은 없었다. 일본 J-리그 교토상가에서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이적했던 2002~2003시즌을 제외하면 말이다.
개인 기록을 떠나 올시즌 유독 굴욕적인 사건이 많았다. 가장 먼저 주장 박탈 사건이 있었다. 맨유에서 QPR로 둥지를 옮길 때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찼다. 마크 휴즈 감독의 신뢰가 두터웠다. 맨유에서 7시즌간 뛴 풍부한 경험으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QPR 선수들은 제각각이었다. 경기장 밖에선 서로를 헐뜯었다. 당연히 그라운드 안에선 조직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런데 1월 초 해리 레드냅 감독이 부임하면서 박지성은 주장직을 박탈당했다. 클린트 힐에게 주장의 임무가 넘어갔다. 당시 박지성은 "(주장 교체는) 감독의 결정이다. 감독의 결정을 존중한다. 개의치 않는다. 나는 우리 팀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덤덤했지만, 자존심은 심하게 구겨졌다.
홈 팬들에게는 야유도 받았다. 박지성은 부상을 딛고 1월 돌아왔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1월 27일 3부 리그 밀턴 케인스 돈스와의 FA컵 32강전 때였다. 박지성이 후반 22분 교체될 때 야유를 받았다. 팬들은 3부 리그 팀에 압도적으로 밀린 실망감을 박지성에게 쏟아냈다. 박지성이 2005년 EPL 입성 이후 홈 팬들에게 야유를 받아보긴 처음이었다. 30일 맨시티전에서 교체출전할 때도 팬들은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감독의 비난도 있었다. 레드냅 감독은 팀 성적 부진을 고액 연봉자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박지성을 비롯해 파비우, 에스테반 그라네로의 이름을 대놓고 언급하며 비난했다. 팀이 강등권 전쟁을 펼치던 중요한 시기에는 출전 기회도 얻지 못했다. 4월 5경기에서 단 한 경기에만 출전했다. 결국 QPR은 강등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추락했다.
이제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지성은 EPL에 남느냐, 떠나느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현재 토론토, 밴쿠버 등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와 중동 등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또 유럽에서도 박지성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부 리그 카디프시티와 프랑스 AS모나코에서 구애를 펼치고 있다. 카디프시티에서는 구단주가 박지성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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