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대전-성남전 후반 8분,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속에 제파로프의 시원한 쐐기골이 작렬했다.
박진포의 크로스가 매서웠다. 발앞에 뚝 떨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제파로프의 2호골, 올시즌 첫 필드골이었다. 제파로프는 골이 터지자마자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전매특허인 '텀블링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몸에 용수철이라도 단 듯, 짜릿한 3회 연속 텀블링에 그라운드가 후끈 달아올랐다. '런던올림픽 체조영웅' 양학선을 떠올리게 할 만큼 유연한 '트리플 텀블링'이었다. '재간둥이' 제파로프가 부활을 알렸다. "그동안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아 너무 아쉬웠다. 중요한 경기에서 골이 터져 정말 기쁘다"며 환희의 순간을 떠올렸다.
시즌 직전 극적으로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중동리그 알샤밥에서 6개월 넘게 벤치를 지키며 고전했다. FC서울 우승 신화를 함께 썼던 안익수 성남 감독을 믿고 한국행을 택했다. 안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안 감독 역시 제파로프의 부활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고무적이다. 그동안 중동에서의 공백이 느껴지는 경기내용 때문에 많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브라질월드컵 예선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으로 떠나기 직전 컨디션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제파로프 다운 플레이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파로프는 우즈베키스탄의 축구영웅이다. 얄궂게도 우즈벡과 한국은 A조 1-2위다. 지난해 9월 11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한국과의 홈경기에서도 맹활약하며, 2대2 무승부를 이끌었다. 지난 3월26일 A조 5차전 레바논전에선 선제결승골을 쏘아올리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제파로프의 활약에 힘입어 우즈벡은 A조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우즈벡은 6경기에서 3승2무1패(승점11), 한국은 5경기에서 3승1무1패(승점10)다.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운명의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최근 5경기 맞대결 전적에서 한국은 4승1무로 앞서있다. K-리그가 좋아 서슴없이 유턴을 결정한 '우즈벡 특급'의 발끝이 주목되는 '제파로프 더비'다.
대표소집을 위해 떠나기 직전 K-리그에서 골맛을 보며 감각을 예열했다. 한국과 결전을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에 가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 한국과의 예상 스코어를 묻는 질문은 영리하게 피해갔다. "한국과의 스코어? 글쎄… 잘 모르겠다. 한국과는 붙어봐야 알지 않을까. 경기 당일에 알게 될 것같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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