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코너 '정여사'에는 '블랙 컨슈머'가 등장한다. 떼를 쓰고,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교환과 환불을 요구한다. 보는 이들은 웃으면서도 '어디에선가 이런 소비자가 있을 법 하다'. '이제 소비자가 오히려 권력자?'라는 생각을 한다. 현실은?
소비자는 여전히 약자다. 최근 논란인 우리사회 '갑을 관계'와 빗대면 아직도 '을'이다.
소비자인사이트 고발센터의 문을 두드린 이들의 첫번째 불만은 기업(사업자)의 진정성있는 사과였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안하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고 했다.
A통신사의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다가 부당한 요금징수를 경험한 김모씨는 "계약당시 녹취 내용을 듣고난 뒤에도 '우리는 잘못이 없다. 귀책사유가 고객에게 있다'며 발뺌을 하자 화가 났다"라고 했다. 손해를 본 10여만원 보다 오히려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통신사 직원의 태도에 진저리를 쳤다.
자동차 엔진고장으로 수리를 맡겼다가 속을 태운 또 다른 김씨의 경우 "처음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 환불요구까지 하지는 않았다. 3~4시간을 허송세월했는데 고객의 짜증과 버린 시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약관이나 약속 불이행 등 규정 위반의 민원이 발생한 경우에도 해결 과정에서 미흡한 일처리와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사태가 악화된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무시당했다. 어디하나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인터넷 웹과 모바일 등 온라인 세상을 경험하는 일이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고객센터 운영에 더 인색하다.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이를 회피하고 있는 셈이다. 접근성을 떨어뜨린다고해서 불만의 본질이 사라지진 않는다.소비자를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 기업의 감성 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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