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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랜디 존슨이 정통파를 대표한다면, 그렉 매덕스는 기교파의 상징과도 같다. 존슨은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으로만 타자들을 압도했다. 100마일에 이르는 빠른 공과 급격하게 휘며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통산 4875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매덕스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커터 등 다양한 구종과 송곳 컨트롤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매덕스는 평균 85마일(137㎞)짜리 직구 자체도 스피드 조절을 하면서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존슨은 투구 도중 타자 앞을 지나던 새를 맞혀 즉사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직구의 위력이 당대 최고였다. 매덕스는 "공 27개로 완투하는게 목표"라고 농담처럼 말하며 제구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전설로 남게 된 둘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투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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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후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 경기가 재미있는 것은 99마일짜리 직구로 상대를 윽박지르기 때문이 아니라 스피드 조절과 코너워크로 상대를 제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팅리 감독의 말대로라면 류현진은 정통파보다는 기교파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현지 언론도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직구보다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와 안정적인 제구력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며, 직구 자체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을 한다는 견해까지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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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설명만으로 류현진의 스타일을 말할 수는 없다. 류현진은 이날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빠른 95마일(153㎞)짜리 강속구를 던졌다. 69개의 직구 가운데 150㎞(93마일) 이상의 직구가 20개나 됐고, 9회에도 구속은 줄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릴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경기후 류현진은 "상대를 못해 본 타자들이 많아 완급조절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던진다"며 "데뷔 이후 오늘 경기의 직구가 가장 마음에 든다. 직구가 좋아지니 다른 구종도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직구의 자신감이 넘쳤고, 힘 위주로 에인절스 타자들을 상대했다는 의미다. 류현진은 이전에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스피드를 높이고 싶다"며 구속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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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류현진의 구종별 비율은 직구 52.2%, 슬라이더 13.8%, 커브 10.6%, 체인지업 23.4%다. 모든 구종을 골고루 사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율로 투수의 스타일을 구분할 수는 없다. 류현진의 투구에는 두 가지 '얼굴'이 모두 숨겨져 있다. 정통파니 기교파니 하는 인위적 분류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두 스타일의 장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고 보는 편이 가장 근접한 해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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