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는 이래서 무섭다. 롯데 자이언츠 좌익수 김문호가 왼발목을 다쳐 최대 3개월 결장 진단을 받았다. 김문호 부상 공백이 염려가 됐다. 이승화(31)가 2군에서 콜업됐다. 김문호가 해왔던 것 이상으로 이승화가 잘 메워주고 있다. 이승화의 지금의 페이스라면 김문호가 돌아와도 주전을 보장할 수 없다.
이승화가 누구인가. 200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오릭스 이대호와 롯데 입단 동기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기대주였다. 특히 외야 수비만큼은 누구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만큼 좋았다. 군복무(상무)를 하고 돌아온 그는 2007년 타율 3할1리를 치면서 성공시대를 여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08년 시즌 도중 발목을 다쳐 수술을 받았다. 그후 지난해까지 컨디션이 좋았다 안 좋았다를 반복했다. 2011년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2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또 매년 잔부상에 시달렸고 지난해에는 8월말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왼무릎을 다쳐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그는 "하도 많이 다치다 보니 이제 몸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면서 "어릴 때는 관리라는 걸 몰랐다. 하지만 요즘은 꼭 운동을 마치면 트레이너 선생님을 찾아가서 관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화는 권두조 롯데 2군 감독의 추천으로 1군으로 콜업됐다. 이승화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승화를 쭉 지켜봐왔던 김 감독은 권두조 감독에게 몇 년동안 봐 왔던 모습 중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칭찬을 했다는 것이다. 이승화는 권 감독을 통해 김 감독의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한다. 이승화는 김 감독의 칭찬에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승화가 좋아진 부분은 타격할 때 손목을 잘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는 그동안 손목을 이용할 줄 몰랐다. 그래서 치는 맛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1군으로 올라온 후 최근 4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 2타점, 특히 득점권 타율이 5할로 높았다. 롯데는 이승화가 출전한 4경기에서 4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그는 이번 기회가 간절해보였다. 이승화는 "내 나이가 적지 않다. 더이상의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앞으로 계속 1군에 있고 싶다"고 했다.
그의 이번 시즌 성공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김문호의 부상 공백으로 찾아온 기회를 잘 잡은 것은 분명하다. 이제 지금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다치거나 반짝 활약에 그칠 경우, 이승화를 대신할 누군가가 또 올라올 것이다. 그게 냉혹한 프로의 세계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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