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비자금 의혹으로 재벌가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오너일가를 위한 비밀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그룹의 비밀조직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황태자 친위대', '대관업무팀', '관재팀'이다.
황태자 친위대는 오너일가의 경영승계와 관련 된 업무 전반을 처리한다. 각 부서의 젊은 인재들 몇몇이 오너일가와 스터디를 통해 경영 능력을 키우는 역할이다. 대관업무는 각종 정보를 수집이 목표다. 그룹 전반의 운영에 있어 효과적인 경영전략을 운영하기 위해 국회, 경찰, 검찰 각계에 인력을 투입해 정보를 수집한다. 특히 정보의 일부는 경쟁사의 동향까지 포함된다. 이들 두개 조직은 외부 활동이 많은 탓에 세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왔다.
두개의 조직과 달리 관재팀은 은둔형 '조직'이다. 오너일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게 임무다. 회사일과는 별도로 일종의 '별똥대'에 가깝다는 평가. 업무의 특성상 철저한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관재팀이 주목을 받고 있다. CJ그룹의 최근 비자금 의혹 수사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듯 비춰지고 있는 게 이유다. CJ그룹의 관재팀은 그동안 이재현 CJ그룹 회장(53)의 차명 주식과 차명 재산을 관리해왔다.
CJ그룹의 관재팀이 외부에 실체를 드러낸 것은 2007년 CJ청부살인 의혹 사건에 대한 판결문에서다. CJ청부살인 의혹 사건은 재무 2팀장 이모씨(44)가 사채업자이자 폭력배인 박모씨(42)에게 170억원을 빌려줬다가 돈을 떼일 것 같아 청부업자를 고용해 살해하려했던 사건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이씨가 팀장으로 있었던 재무2팀은 통상적인 회사 재무를 담당했던 재무1팀과 달리 3명의 인력이 오너의 비자금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왔다.
대법원까지 간 사건은 2012년 4월 이씨에 대한 최종 무죄를 확정했지만 오너일가의 자금을 특별 관리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졌다. 또 판결문에 명시된 자금운용 내역은 충격적이었다. 이씨는 대전사거리파 두목이 소유하고 있던 회사를 2006년 24억원에 인수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박모씨와 손을 잡고 부동산 재개발에 70억원(2006년6~8월), 사설 경마사업에 40억원(2007년1월)등 합법성이 의심되는 분야에 총 17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장은 비자금 일부가 공개되자 2008~2009년 상속 및 증여세 1700억원을 자진 납부했다.
최근 검찰은 CJ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명명백백 밝혀내기 위해 업무역량을 관재팀 실체 조사에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의 관재팀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만큼 오너일가의 자금흐름을 꿰뚫고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CJ청부살인 의혹 사건 관련 법정에서 이씨가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규모가 수천억원대라고 밝혔던 점에 주목, 수사의 폭도 넓힐 계획이다.
CJ그룹의 관재팀은 2000년대 초 이재현 회장의 동기인 김모씨가 초대 팀장을 맡았고, 사건을 통해 문제가 됐던 이씨의 후임으로 현재 성모씨가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성씨는 제일제당 경리팀 출신이다. 검찰은 CJ그룹의 3대 관재팀장인 성씨의 소환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CJ그룹의 비자금 규모의 실체가 얼마나 될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으고 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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