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힘들다"고 했다. "게임이 꼬이면 나도 미치겠다"고도 했다.
SK 박경완의 말이다. 투수리드만큼은 최고로 평가받는 선수다. 2010년 SK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아킬레스건이 안 좋은데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양쪽 아킬레스 부상으로 최근 2년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올해 다시 돌아왔다.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투수리드만큼은 명불허전이다.
11일 잠실 두산전. 김광현은 7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위기가 있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박경완이 도왔다.
박경완은 "(김)광현이에게 경기 중간중간에 실점은 잊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12일 잠실 주중 2차전에 앞서 박경완을 만났다. 그는 "여전히 야구는 어렵다"고 했다.
1991년 쌍방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게다가 다른 선수와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큰 경기 경험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야구는 힘들다. 그는 '결과론'을 얘기했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고 했다. 포수는 수많은 변수와 싸운다. 마운드 위의 투수의 상태, 상대 타자와의 데이터, 그리고 팀 분위기와 경기흐름 등 수많은 변수가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수를 이끈다.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가장 확률 높은 한 가지를 선택한다.
항상 의도대로 결과가 나오진 않는다. 박경완은 "최상의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나쁘면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린 결과에 책임지는 프로"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과정을 경시하는 의미는 아니다. 복합적인 뉘앙스가 깔려있는 말이다. 최상의 선택을 한 뒤 결과까지 책임져야 진정한 프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박경완은 "여전히 야구는 힘들다. 나도 선택이 연거푸 실패했을 때 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이다"고 했다.
포수를 흔히 '안방마님'이라고 한다. 집안의 살림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그러나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박경완은 "포수가 주연이 되면 팀이 망가진다. 항상 1등 조연이 되려고 했다"고 했다.
프로 23년차 베테랑 포수의 말에는 깊이와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후배 포수들이 항상 되새겨야 할 금과옥조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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