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릭스 4번 타자 이대호(31)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 소속팀 오릭스가 이대호를 붙잡으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오릭스와 2년 계약이 만료된다. 이대호는 지난해 일본 무대 진출 첫 해 타점왕(91개)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엔 18일 현재 타율 3위(0.327) 타점 공동 5위(41개), 홈런 8위(10개)로 오릭스 타자 중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18일 일제히 오릭스가 이대호를 잔류시키기 위해 시즌 중 재계약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구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의 경우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선수 생활을 그만둘 때까지 뛰어줄 것을 바라는 심정이다고 했다. 종신계약까지 생각할 정도로 이대호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릭스가 걱정하는 건 이대호가 이미 일본 내 다른 구단의 영입 표적이 됐다는 점이다. 일본에선 기량이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게 매우 흔한 일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요코하마는 주니치의 거포 블랑코를 영입했다. 라미레스는 야쿠르트, 요미우리를 거쳐 올해부터 요코하마에서 뛰고 있다. 일본에서만 무려 13년째다.
이대호 역시 블루칩이다. 이미 에이전트들 사이에선 최대 자금력을 가진 명문구단 요미우리 등이 이대호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요미우리는 매년 최고의 대우를 해주면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러다보니 오릭스가 서둘러 이대호에게 새로운 계약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호치는 오릭스가 이대호의 올해 연봉 2억5000만엔(약 30억원)에 5000만엔(약 6억원)이 늘어난 3억엔(약 36억원) 안팎을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올해 일본 선수 중 최고 연봉은 요미우리의 아베 신노스케가 받은 5억7000만엔(약 68억원)이다.
오릭스가 앞으로 이대호에게 제시할 수 있는 연봉이 얼마가 될 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오릭스가 요미우리 등과 이대호를 두고 경쟁할 경우 돈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은 높다.
스포츠호치는 오릭스가 이대호를 서둘러 잔류시키려고 하는 건 삼성 마무리 오승환 영입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봤다. 오승환을 설득하는데 있어 이대호의 존재가 도움이 된다고 봤다. 오승환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삼성 구단의 허락하에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 오릭스는 내년 구단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이대호와 오승환을 동시에 보유하는 걸 목표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대호 입장에선 시즌 중 자신의 거취를 서둘러 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최근 메이저리그 팀도 이대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대호는 충분히 기다렸다가 자신의 가치를 최고로 인정해주는 팀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결정이 오릭스가 될 수 있고, 일본 내 다른 팀, 또는 메이저리그 팀이 될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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