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구가의 서'에 재등장한 이연희가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이연희는 17일 방송된 21회분에 20년 전 윤서화의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1, 2회에서 지리산 수호신수 구월령(최진혁)과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려내 큰 화제를 모았던 터라 반가움을 더했다.
앞서 윤서화는 구월령과 애틋한 사랑을 나눴지만 신수로 변한 그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껴 결국 그를 죽게 만들었고 홀로 최강치(이승기)를 낳았다. 윤서화의 비극적인 운명에 몰입한 이연희의 감정 연기는 방영 당시 크게 호평 받았다. 이후 윤서화가 조관웅(이성재)을 죽이려다 치명상을 입고 사라지면서 이연희도 극에서 하차했지만, 윤서화는 20년 후 궁본 상단의 단주 자홍명(윤세아)이 되어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윤서화와 구월령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을 맺고 말았다. 21회 방송에서는 천년 악귀가 된 월령의 폭주를 막기 위해 서화(윤세아)가 자결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월령은 신수이던 시절의 기억을 모두 잊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서화의 모습을 보며 그를 기억해냈다. 함께 사랑을 나눴던 숲속의 달빛정원으로 돌아간 두 사람. 그러나 서화는 월령에게 "그때는 내가 너무 어렸다. 당신의 사랑을 감당할 만큼 내 마음이 크지 못했다. 당신을 만나게 된다면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당신의 인생에 나는 스쳐 지나가는 바람 한 조각보다 못하겠지만 그래도 기억해 달라. 나에겐 당신이 전부였다"고 말한 뒤 산사나무 단도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서화의 자결로 월령은 악귀에서 다시 신수로 돌아왔고, 오열하는 월령의 품에 안겨 눈을 감은 윤서화는 20년 전의 모습이었다. 이연희는 오랜만에 극에 합류했음에도 애틋한 눈빛과 서글픈 눈물로 서화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표현하며 최진혁, 윤세아와 함께 '구가의 서' 최고의 명장면을 합작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최진혁과 이연희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크게 반색했다. 당초 이연희의 재출연은 예정돼 있지 않았던 일이라 더욱 그랬다. 서화와 월령의 마지막 이별 장면을 집필하던 강은경 작가는 월령이 다시 신수로 돌아오게 되는 만큼 이 장면에서 20년 전 서화의 모습이 오버랩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했고, 이연희는 제작진의 출연 요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와드리겠다"면서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응했다. 영화 '결혼전야'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1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등장을 위해 이연희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계곡에 위치한 촬영장까지 내려왔다.
'구가의 서'의 한 관계자는 "이연희가 3개월 만에 촬영에 합류했음에도 서화의 감정을 변함없이 유지한 채 감정 연기를 펼쳤다"며 "얼마나 극에 깊이 몰입했는지 카메라 밖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이연희와 윤세아, 두 명의 서화를 떠나보낸 최진혁도 감독의 오케이 사인을 받고 나서도 쉽사리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연희가 예정에 없던 출연임에도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책임지는 모습에 촬영 스태프들이 크게 감동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구월령과 윤서화의 비극적인 사랑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프리퀄 드라마를 제작하자는 의견도 올라왔다. 이날 방송에 삽입된 최진혁의 OST '잘 있나요'는 18일 낮 12시 음원 공개 직후 실시간 차트를 휩쓸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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