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는 고개를 숙였다. '패장'의 모습이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최강희 감독과 A대표팀의 1년 6개월 동행이 끝났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최강희 감독과의 계약이 끝남에 따라 최 감독의 사임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약속대로다. 최 감독은 2011년 12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폭탄 선언을 했다. "최종예선까지만 A대표팀을 이끌겠다." 최종예선이 끝나면 원래 자리인 전북의 사령탑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여정이 끝이 났다.
전북으로 돌아가는 일이 수순이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전에서 0대1로 패한 뒤 최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간도 됐고 내가 (전북으로) 돌아가는 것은 맞다. 대표팀을 맡기 전에 구단과 개인적인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이어 그는 "구단과 충분희 논의가 있어야 한다.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력 논란 그리고 이란전 패배. 상당히 지쳐보였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다.
전북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초 전주시와 합동으로 23일 최 감독 환영식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란전 패배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최 감독을 성대하게 맞이하기는 애매한 상황이다. 환영식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북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서는 환영식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주시와 추후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26일 수원과의 원정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를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최 감독의 마음이다. 빨리 마음을 추스린다면 예정대로 복귀가 가능하다. 전북이 생각하고 있는 시나리오다. 1년 6개월 간 지속된 감독대행 체제 속에서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의리'를 중시하는 최 감독도 전북의 사정을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복귀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최 감독의 거취는 26일 수원전 이전까지 결정된다. 전북 관계자는 "이철근 단장과 최 감독이 조만간 만나 복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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