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도 바뀐 룰을 몰랐다? 최근 판정 문제가 계속 부각되는 가운데, 심판이 바뀐 룰을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였다.
SK-롯데전이 열린 23일 인천 문학구장. 6회말 SK의 공격 때 이만수 감독이 나와 심판진에게 한참을 어필했다. 무슨 일이었을까.
상황은 이렇다. 마운드에 있던 롯데 두번째 투수 김수완이 선두타자 김상현을 상대하다 도중에 교체됐다. 볼 2개를 던진 뒤, 롯데 벤치는 김수완을 내리고 정대현을 올렸다.
정대현이 연습투구를 하자, SK 이만수 감독이 나와 윤상원 주심에게 항의를 시작했다. 투수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바로 2013시즌 개막 직전인 3월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회에서 개정한 규칙이다. KBO는 이틀 뒤인 20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날 심의된 개정 사항은 금일(20일) 경기부터 적용되며, 세부 사항은 아래와 같다"고 나와있다.
야구규칙 3.05 '선발투수 및 구원투수의 의무'에 (d)항이 신설된 것이다. (d)항에는 '이미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투수가 새로운 이닝의 투구를 위해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그 투수는 첫번째 타자의 타격이 종료될 때까지 투구해야 하며, 투수가 주자로 루상에 있거나 타자로 타석에 등장한 직후 이닝이 종료되고 덕아웃으로 들어나지 않고 곧바로 준비구를 던지기 위해 마운드로 갈 경우 마운드를 밟기 전에는 투수 교체가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예외규정도 명시돼 있다. '그 타자의 대타가 나온 경우, 또는 그 투수가 부상 등에 의해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심판진이 인정한 경우에는 교체가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롯데의 이 투수교체는 개정된 규칙에 의하면 분명 잘못된 교체다. 첫번째 타자인 김상현과 끝까지 상대하지 않고, 도중에 교체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윤상원 주심은 나머지 심판위원들과 대화한 뒤, 실수를 인정하고 이 감독에게 "미안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3.05항에는 [원주]로 '감독이 3.05(c)를 위반하여 투수를 물러나게 하려고 할 때는 심판원은 그 감독에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웅ㄴ히 주심이 실수하여 규칙에 허용되지 않은 투수의 출전을 발표하였을 경우도 그 투수가 투구하기 전이라면 정당한 상태로 바로잡아야 한다. 만일 잘못 출전한 투수가 이미 1구를 던졌다면 그 투수는 정규의 투수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c)항은 '규칙에 의해 교체가 허용되지 않는 투수가 출전하였을 때 심판원은 이 규칙에 합당한 준비가 이루어질 때까지 정규투수에게 다시 등판하도록 명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즉, 윤 주심은 이 감독의 항의 후, 즉시 김수완에게 다시 마운드에 오를 것을 지시했어야 한다. 어필 시점이 정규 투구가 이뤄지지 않은, 연습 투구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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