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 속 광주에 내린 비. 양 팀 벤치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는 찡그렸고, 두산은 웃었다.
25일 광주구장. 홈 팀 KIA 야수들이 평소보다 일찌감치 나와 배팅 훈련을 실시했다. 갑작스런 비 예보 탓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 1시가 넘어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평소 홈팀 훈련할 시간 쯤에는 굵은 빗줄기로 변했다. 방수포가 덮혔고 배팅 훈련을 하던 야수들도 철수했다.
빗줄기가 계속 굵어지자 KBO 김호인 경기 감독관은 경기 시작 2시간 전쯤 취소를 결정했다. 4일 휴식 후 첫 경기를 준비한 KIA로선 답답할 노릇. KIA 선동열 감독은 취소 전까지 비를 바라보며 "하늘의 뜻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이라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4일 휴식 전까지 불붙었던 타선이 식지 않을까하는 우려. 선 감독은 "우천 취소로 무려 5일을 쉬게 되는데 야수들의 타격감이 걱정이다. 주말에도 광주에 비가 내려서 배팅을 많이 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고민은 양 팀이 정반대였다. KIA는 너무 오래 쉬어서 걱정. 선 감독은 "오늘 선발 양현종을 내일로 미뤄져 김진우가 주말로 밀리게 되면 열흘을 넘게 쉬게 된다"며 걱정을 했다. 이 문제를 놓고 조규제 투수코치와 상의 끝에 결국 상대적으로 등판 간격이 짧은 양현종을 주말 삼성전으로 등판을 미루기로 결정. 26일 두산전에는 예정대로 김진우가 선발 출전하기로 했다.
반면, 두산은 고민을 덜었다. 마운드 총체적 난국 속에 내린 단비. 두산은 5선발이 펑크난 상황. 임시 선발 체제를 가동중이다. 25일 선발 예정이던 유희관은 20일 롯데전에서 107개를 던지고 4일 휴식 후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루 더 연장된 휴식일이 반갑다. 게다가 26일 선발 예정은 임시 5선발 이정호 순서. 김진욱 감독은 "비와 인연이 없었는데 비가 고맙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반가워했다. 과부하가 걸린 불펜에도 이틀 휴식은 반갑기만 하다. 마운드 뿐 아니다. 야수들의 몸상태도 썩 좋지 않다. 김 감독은 "민병헌, 양의지, 김현수가 가벼운 부상이 있는데 하루라도 더 쉬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
마른 장마 속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비. KIA와 두산에 극명하게 엇갈린 표정을 선사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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