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전성시대다. 자극적인 소재와 비상식적인 캐릭터 등을 내세운 '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 욕하면서도 자꾸 보게 되는 막장 드라마는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 보증 수표'나 다름 없다. 굳이 막장 드라마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 하지만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막장 드라마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KBS '드라마 스페셜'이 막장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을 달래주는 '힐링 드라마'로서 관심을 받고 있다.
'드라마 스페셜'은 지난 12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 타 방송사의 경우 MBC '라디오스타', SBS '짝'이 방송되는 프라임 시간대다. 프라임 시간대에 단막극이 방송되는 10년 만의 일. 파격적인 편성이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좋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것이 KBS 측의 기획 의도였다.
우려대로 시청률에선 사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12일 방송된 '드라마 스페셜-낡은 지갑 속의 기억'은 3.0%의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기록했다. '라디오스타'(8.9%)와 '짝'(6.2%)에 뒤진 동시간대 최하위 기록이다. '낡은 지갑 속의 기억'은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헌책방 주인 영재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드라마로서 류수영과 함께 남보라, 유인영이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방송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운 편이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오랜만에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막장 없는 드라마라서 보기에 편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프라임 시간대에 단막극이 방송됐으면 좋겠다'는 등의 반응이었다.
19일 방송된 '드라마 스페셜'의 두 번째 시리즈 '내 친구는 아직 살아있다'의 경우도 마찬가지. 백혈병에 걸린 단짝 친구를 위해 친구의 첫사랑을 찾아 연결해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드라마로 이기광, 이주승, 전수진 등이 출연했다.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단막극은 시청자들에게 막장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가능성 있는 신인 배우나 작가나 PD를 발굴하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8편이 사전 제작된 '드라마 스페셜'이 완성도에서 호평을 얻고 있는 가운데 꾸준한 인기 몰이를 통해 드라마계에 작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오는 26일엔 '드라마 스페셜'의 세 번째 시리즈인 '유리 반창고'가 방송될 예정이다. 한물 간 가수가 가출소녀에게 딸의 방을 꾸며달라는 일거리를 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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