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A대표팀과의 중복 차출 잡음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유럽파는 아예 소집을 할 수 없었다. J-리거는 읍소해야 했다. 늘 선수들이 바뀌었다. "새롭게 볼 선수는 없다. 단지 어느 선수가 차출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봐야할 뿐이다." 감독으로서는 큰 아픔이었다. 다만 팀 분위기는 늘 밝았다. 세상의 관심과는 무관한 선수들의 눈빛에는 생기가 넘쳤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우리 팀은 늘 스토리가 있다"는 말로 위안을 삼았다. 해피엔딩이었다. 올림픽 최종엔트리에 승선했든, 아니든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사상 첫 동메달을 한국 축구에 선물했다.
런던을 지나 브라질월드컵을 책임지게 된 홍 감독, 그 때와 비교하면 부자가 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을 놓고 옥석을 가리게 됐다. 사령탑마다 색깔이 있다. 선수를 바라보는 눈도 다르다. 홍 감독은 과연 어떤 스타일일까.
선수 발탁은 비교적 예측 가능한 편이다. 계산을 하지 않는다. 길들이기와도 무관하다. 그는 현역 시절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2002년 한-일월드컵대표팀 승선까지 굴곡의 길을 걸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선수 길들이기'의 달인이다. 33세 최고참 홍명보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만큼 혹독했다. 학습효과가 있었다. 후배들에게는 그 길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호불호가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홍 감독은 조직에 헌신적인 선수를 첫 손에 꼽는다. 베스트 11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라운드의 얘기일 뿐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양지와 음지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 잣대는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헌신하는 선수에게는 모든 것을 다 돌려줄 만큼 의리도 있다.
무뚝뚝함의 대명사라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선수들과도 격의없다. 눈물도 많은 남자다. 부담이란 단어를 지우기 위해 최대한 자율을 보장한다. 그러나 근간을 헤치는 돌발 행동은 유죄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자율속에 엄격한 룰이 있다. 훈련 때는 엄한 사령탑이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
대표선수의 본분도 잊어선 안된다. 홍 감독은 화려해 보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무명이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다. 청소년대표 홍명보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보다 태극마크의 고귀함을 잘 알고 있다. 최고가 되면 자만심에 빠질 수 있다. 경계대상이다.
선호하는 선수 유형도 조직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홍 감독은 1명이 아닌 11명으로 그림을 그린다. 조직력에 독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가차없이 이름을 지운다. 홍명보의 시대, 한국형 축구의 닻이 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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