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2013시즌 가장 안정된 투타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지난 6월 9일부터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삼성이 무결점의 팀일까.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28)와 로드리게스(26)의 경기력이 기대이하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야구계에서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의 몸값은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시즌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 19명의 투수 중 최상위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밴덴헐크는 12경기에서 3승(평균자책점 4.38)을 했다. 로드리게스는 11경기에서 3승(평균자책점 3.96)에 그쳤다. 이제 시즌의 절반이 지났다. 중간 평가를 했을 때 둘은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물론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부진이 계속될 수도 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둘이 이렇게 부진한 데도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 토종 선발 배영수(7승) 윤성환(6승) 장원삼(6승)이 잘 버텨주고 있다. 삼성이라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삼성 구단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강력한 투수를 원했다. 구속이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가 필요했다. 실제로 둘은 강속구 투수다.
삼성은 지난해 25승을 합작했던 외국인 투수 탈보트(14승, 평균자책점 3.97) 고든(11승, 3.94)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승수는 만족스럽지만 좀더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동시에 힘있는 피칭이 가능한 투수를 찾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무대에서 검증된 투수를 한꺼번에 둘 다 버리는게 무리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위력적인 구질을 갖고 있는 건 확인이 됐다. 둘다 빠르고 묵직한 직구가 주무기다. 하지만 약점을 드러냈다. 밴덴헐크는 퀵모션이 느린편이다. 주자가 나갔을 때 도루를 허용할 위험이 크다. 제구력도 좋다고 보기 어렵다. 밴덴헐크는 지난 5월 24일 한화전에서 마지막 승수를 챙겼다. 이후 5경기에서 승수를 쌓지 못했다. 로드리게스도 제구가 맘대로 안 된다. 구질까지 단조롭다. 이닝이터도 아니다. 그는 3일 사직 롯데전에서 3⅔이닝 5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두 선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무척 조심스럽다. 맘에 쏙 드는 피칭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두 선수의 영입을 실패작으로 평가하기도 어려운 위치에 있다. 그래서 골치가 아프다.
류 감독은 "두 선수가 잘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끌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일부에서 삼성이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3연패다.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맡기 어렵다. 삼성은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으로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다. 3명으로 다른 팀과 맞붙어도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거액을 투자한 외국인 투수를 포스트시즌에 선발로 써먹지 못한다는 게 효과적인 운영은 아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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